“사이코패스 검사는 진술 분석 토대로 추후 결정”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의대생 A씨(25)에 대한 프로파일러 면담을 이틀째 이어갔다.
서울경찰청은 11일 오후 프로파일러 2명을 투입해 약 1시간30분 동안 A씨와의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이코패스 진단(PCR-L)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코패스 검사 여부 등은 진술 분석 등을 거쳐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수치화한 검사다. 모두 20문항으로 구성돼, 40점 만점에 통상 25점을 넘으면 국내에선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대상자 동의 없이 진행할 수 없으며 결과가 나오기까지 열흘 정도 걸린다.
경찰은 전날 오후에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3시간여 동안 A씨를 면담했다. 사건에 관련한 구체적 진술을 이끌어내고, 그간의 조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의 진위를 검증하는 등 정확한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경찰에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범행 2시간 전 경기도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한 뒤 피해자를 불러낸 것으로 조사됐다. 흉기로 피해자를 공격해 살해한 뒤,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A씨 및 주변인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통해 구체적 범행 경위를 파악하고 구속기간 만료 전인 다음 주 중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