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7일 저녁 국회 사랑재에 중량감 있는 야권 인사들이 모여들었다. 비공개 자리였지만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문희상 전 국회의장,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참석했다. 김대중 정부 민정수석을 지낸 김성재 전 수석과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등 원로들도 시시각각 자리에 착석했다. 국회의장 출사표를 던진 조정식·추미애·우원식·정성호 당선인까지 자리하자 사랑재가 꽉 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 중앙포토

이들이 모인 것은 ‘김대중 정치학교’에 소속된 당선인 34명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이들 중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정치학교 수료를 끝까지 마치고 이번에 처음 금배지를 단 이건태·이정헌·이상식·이재관·조계원·정준호 당선인이었다. 문희상 전 의장은 이들에게 김 전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하며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를 한다. 서생적 문제 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의 조화를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김대중 정치학교는 6·15 남북공동선언 22주년인 2022년 6월 15일 설립됐다. 이번에 수료를 마치고 처음 당선된 6명은 공교롭게도 모두 친명계 인사다. 이건태 당선인은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인을 맡았다. 조계원 당선인은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정책수석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22년 2월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지방자치와 미래산업 선도도시 창원, 이재명은 합니다!' 창원 유세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정헌·이상식·정준호 당선자도 모두 이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재관 당선자는 이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김대중 정치학교 출신 인사 중 친명계가 많아 무시 못 할 계파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중진의원)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정치학교는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등 세를 넓힐 계획도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총선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DJ의 정신을 잇는 졸업생들이 유의미한 결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학교 측은 “김대중 정신을 물려받은 졸업생들이 대북 정책 등에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특정 계파 모임은 아니다”며 “여야 가리지 않고 졸업생을 배출하면 더 좋지 않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전직 대통령들 자제인 김홍업, 박지만, 김현철, 노재헌, 노건호 씨가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3월 14일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DJ의 정치철학을 배워보겠다”며 정치학교에 입학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치학교 소속 당선인은 “지금은 야권 인사들이 주로 소속돼 있지만, 향후 여권 인사들이 더 늘어나면 22대 국회에서 여야의 극단적 대립을 끊어내는 소통 창구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148 ‘미술품으로 재산 은닉’ 체납자 641명 추적…가상자산도 첫 매각 랭크뉴스 2024.05.14
21147 [단독]“나는 성령의 종 다윗”···‘그루밍 성범죄’ 혐의 목사, 복종 교리 강요 랭크뉴스 2024.05.14
21146 [속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대표직 해임...장·차남 모친 경영 배제 단행 랭크뉴스 2024.05.14
21145 尹대통령 "노동약자보호법 제정…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하겠다"(종합) 랭크뉴스 2024.05.14
21144 “어제 검사장 인사는…” 이원석 ‘7초 침묵’ 의미는 랭크뉴스 2024.05.14
21143 한국 사랑하는 외국인 50명 누가 뽑힐까?…선정되면 치맥 실컷 먹고 '이것'까지 '로또' 랭크뉴스 2024.05.14
21142 이원석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검사장 물갈이 인사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랭크뉴스 2024.05.14
21141 “김건희 엄정수사” 검찰총장 ‘패싱’ 당했나…12초 침묵 의미는 랭크뉴스 2024.05.14
21140 5월 휴일마다 비…부처님 오신 날에도 전국 '비바람' 랭크뉴스 2024.05.14
21139 병원단체 '3천명증원' 제안 알려지자 의사들 '신상털기' 나섰다 랭크뉴스 2024.05.14
21138 日기자 "다케시마 왜 갑니까" 질문에…조국 대표 대답 화제 랭크뉴스 2024.05.14
21137 "유명 성형외과 의사"…韓여성 2명 성폭행한 일본인, 신상 털렸다 랭크뉴스 2024.05.14
21136 尹지검장 '9백만 원 한우파티'‥의혹 접수한 권익위, 6달 만의 결론은? 랭크뉴스 2024.05.14
21135 대들보 3형제의 귀환…1분기 반도체·자동차·조선 웃었다[비즈포커스] 랭크뉴스 2024.05.14
21134 [속보] 尹 "노동법원 설치 필요 단계…임기 중 법안 낼 수 있도록 준비" 랭크뉴스 2024.05.14
21133 [속보] 윤 대통령 "노동법원 설치 필요… 임기 중 법안 준비" 랭크뉴스 2024.05.14
21132 "이젠 AI가 카메라로 세상 들여다본다" 오픈 AI, 신형 GPT-4o 공개 랭크뉴스 2024.05.14
21131 조국을 '양파남' 조롱한 日언론…"다케시마 왜 가나" 도발 질문도 랭크뉴스 2024.05.14
21130 ‘불닭’ 선물에 울던 美 소녀, 삼양이 직접 찾아갔다 랭크뉴스 2024.05.14
21129 영화 ‘빅쇼트’ 실존 인물 “테슬라 아직 고평가… 주가 70% 하락할 것” 랭크뉴스 2024.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