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막돼먹은 영애씨’는 12년간 사랑받았지만, 최근 5년간 다음 시즌 소식이 없다. 사진은 12년간 이영애로 살았던 김현숙. 티브이엔 제공


“‘막돼먹은 영애씨’는 이제 안 하는 건가요?”

우리나라 최초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tvN)가 2019년 시즌 17을 끝으로 5년간 새 시즌 소식이 없자 애청자들이 출연 배우의 소셜미디어(SNS)에 찾아가 물었다. 배우는 이렇게 답글을 달았다. “저희도 몰라요.”

2007년 시작해 티브이엔을 지금의 드라마 왕국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 이 드라마의 행방은 묘연하다. 그 누구도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거나, “앞으로 계속된다”고 말해주지 않아서다. 시즌 17만 2년 만에 찾아왔을 뿐, 매년 한두 시즌은 꼬박꼬박 방영했던 장수 드라마가 깜깜무소식인데도 누구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

공백이 길어질 즈음 티브이엔 관계자는 한겨레에 말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끝난 게 아니다. 다만, 그 누구도 아직 다음 시즌 기획안을 만들고 있지 않아서 제작을 안 하고 있는 것뿐이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즌 9까지 한 피디가 메인 연출을 맡는 등 같은 팀이 오랫동안 제작했다. 메인 피디가 떠나면 서브 피디가 다음 시즌 메인을 맡는 식으로 세계관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시즌을 이어가면서 방송 환경은 변했고, 누군가는 외주 제작사로 떠나고 누군가는 다른 드라마를 만들면서 이 드라마에만 ‘올인’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

한 프리랜서 피디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즌제 특성상 다음 시즌을 이어받아 잘 만든다고 해도 온전히 ‘나의 드라마’가 될 수 없다. 피디들 입장에서는 요즘처럼 기회가 많은 시대에 새로운 드라마를 성공시켜 명성을 떨치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글의 법칙’은 10년간 방송했지만, 2021년 방송을 끝으로 행방이 묘연하다. 사진은 정글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던 김병만. 에스비에스 제공

시즌 17이 끝난 뒤 5년 만에 이 드라마를 궁금해하는 이유는 최근 비슷하게 행방이 묘연했던 작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서다. 2011년 시작해 10년간 에스비에스(SBS) 대표 예능으로 사랑받았던 ‘정글의 법칙’이다. 1기 ‘나미비아’ 편, 2기 ‘파푸아’ 편 식으로 방송했던 이 작품 역시 2021년 ‘펜트아일랜드: 욕망의 섬’ 편 이후로 기약이 없다. 10년간 족장으로 몸을 던졌던 김병만은 애정을 쏟은 프로그램이기에 늘 다음 시즌 소식을 기다려왔다.

그런데 최근 ‘정글의 법칙’이 아닌 ‘정글밥’ 소식이 들려왔다. ‘정글의 법칙’을 함께 만든 제작진이 ‘정글의 법칙’에 초대 손님으로 나와 활약한 출연자들을 데리고 오지에서 식문화를 체험하는 새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에스비에스 쪽은 정글에서 요리는 하지만 “‘정글의 법칙’과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 다음 시즌이 기약이 없자 최근 유튜브 콘텐츠 ‘정글 크래프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 이후 일자리를 잃은 스태프들을 챙기고 정글과 공존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사비로 제작비를 댔다. 이들에게 ‘정글밥’ 소식은 어떻게 다가올까.

10년 이상 사랑받은 장수 프로그램들이 시대가 바뀌면서 이제 쓰임이 다했을 수도 있다. 오래 했다고 영원하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강산도 변할 10년이란 세월을 함께한 출연자들에게 프로그램과 이별할 시간은 줘야 하지 않을까. 이 프로그램을 사랑해준 애청자들을 위해서라도 매듭은 지어줘야 하지 않을까. 남녀 사이에도 가장 나쁜 것이 ‘잠수 이별’이다.

‘막돼먹은 영애씨’와 청춘을 보낸 한 배우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되는지조차 모른다는 게 무엇보다 슬프다”고 했다. 또 다른 출연자는 “‘막돼먹은 영애씨’ 다음 시즌은 언제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할 말이 없는 게 답답하다”고 했다.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을 계속해달라는 요구가 아니다. 열정적으로 임했던 프로그램인 만큼 계속되는 건지, 끝난 건지 매듭이라도 지어줬으면” 하고 바랐다. 이 프로그램과 울고 웃었던 애청자들도, ‘최애’ 프로그램의 생사 여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162 갑질 의혹 반박한 강형욱…“부족한 대표…CCTV 직원 감시 아냐” 랭크뉴스 2024.05.25
21161 공중화장실 청소하는 50대 여성 미화원 정강이 찬 30대 입건 랭크뉴스 2024.05.24
21160 앞치마 두른 尹대통령, 기자들과 용산 마당서 김치찌개 만찬(종합) 랭크뉴스 2024.05.24
21159 김연자 노래 단속 나선 北…"듣지도 부르지도 말라" 왜 랭크뉴스 2024.05.24
21158 동명부대장, '영외 진료' 지시하며 "세월호·이태원 놀다 죽은 것" 랭크뉴스 2024.05.24
21157 국제사법재판소, 이스라엘에 라파흐 공격 중단 명령 랭크뉴스 2024.05.24
21156 美 증시, 소폭 상승 출발… 엔비디아는 보합 랭크뉴스 2024.05.24
21155 법정 선 이승기 "권진영, 돈 얘기하면 화내…나쁜 사람으로 몰았다" 랭크뉴스 2024.05.24
21154 푸틴, 24년 만에 북한 간다…날짜는 적절할 때 발표 랭크뉴스 2024.05.24
21153 서울의소리 ‘김창준·통일TV 청탁’…김 여사-최재영 메시지 공개 랭크뉴스 2024.05.24
21152 강형욱·부인 "CCTV, 탈의실 비춘 것 아냐" 폭로 직원 "거짓말" 랭크뉴스 2024.05.24
21151 '오뚜기 3세' 함연지 깜짝 근황…유튜브 접더니 美법인 직원됐다 랭크뉴스 2024.05.24
21150 식당서 국밥 앞에 두고 잠든 男, 경찰이 쫓아간 이유는? 랭크뉴스 2024.05.24
21149 실비보험금 받았는데 사기 피의자…심사도 통과했는데 왜? [제보K] 랭크뉴스 2024.05.24
21148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사고 조사결과 “총격 같은 것 없었다”···힘 잃는 음모론 랭크뉴스 2024.05.24
21147 러 “푸틴 방북 준비 중… 정확한 날짜는 추후 발표” 랭크뉴스 2024.05.24
21146 [속보] 국제사법재판소, 이스라엘에 라파 작전 중단 명령 랭크뉴스 2024.05.24
21145 박서준, 10세 연하 외국인 모델과 열애설…"사생활 확인 어렵다" 랭크뉴스 2024.05.24
21144 尹, 기자 200명과 만찬... "비판받아도 언론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랭크뉴스 2024.05.24
21143 앞치마 두르고 계란말이 만든 尹, 용산서 기자들과 김치찌개 만찬 랭크뉴스 202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