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수면마취의 정확한 학술용어는 ‘의식하 진정법’이다. 의식하 진정법이 일반 마취법과 다른 점은 환자의 의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환자를 진정시킨다는 것이다. 즉 마취는 환자가 통증이 있더라도 반응하지 않지만 진정법을 사용한 경우에는 접촉이 있거나 말을 거는 자극에 반응한다. 그러나 진정요법도 약물이 많이 투여되면 의식이 소실되고 자가 호흡이 멈출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세심한 관찰과 경험에 의한 약물의 투여가 매우 중요하다.

수면마취 치료에 많이 쓰였던 약물은 프로포폴(propofol)이다. 프로포폴은 빠르게 단시간 동안 작용하는 정맥으로 투여되는 전신마취제다. 수술이나 검사 시 마취를 위해 사용되거나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프로포폴은 하얀색 액체 형태로 되어 있어서 우유주사라는 별명이 있다. 다른 마취제들과 달리 빠르게 회복되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일부에서는 호흡이 정지되는 위험성이 있다. 또 다른 문제로는 약물사용 시 사람마다 다르지만 도파민에 의한 편안함과 행복감 때문에 중독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서 많은 주의를 요한다.

그래서 치과치료를 위한 수면마취 시 많이 사용되는 약은 주로 미다졸람(Midazolam)이라는 약물이 사용된다. 미다졸람이라는 약물은 가수면 상태에 이르는 정도로 얕게 진정시킬 수 있다. 또 약물에 의하여 심도가 깊게 마취가 되는 경우에 플루마제닐(flumazenil)이라는 미다졸람의 효과를 사라지게 하는 약제로 깨울 수가 있어서 다른 약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 미다졸람은 주로 환자가 진료하는 동안에 외부 환경에 대한 반응은 있지만 치료와 마취가 끝난 후에 치료와 수술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미다졸람이 좀 더 발전하여 수면의 상태에 좀 더 빠르게 나타나고 몸에 약제가 남아 있는 시간이 짧은 레미마졸람이라는 약물을 사용한다. 레미마졸람은 2022년에 개발되어 수면마취를 위한 약물로 사용하기 되었는데 간에 대한 독성이 적고 신속한 작용 및 회복이 빠르며 환자의 마취 깊이 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에 점점 더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레미마졸람 역시 플루마제닐의 투여로 약에서 깨어날 수 있어 약에 대한 안정성 역시 확보되어 있고 장시간 사용 후에도 약물이 체내에 거의 잔류하지 않는다.

치과치료는 가벼운 접촉에 반응하는 정도의 진정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호흡을 해야 하는 입안을 통하여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면마취를 사용하기 위해 사전에 전신건강, 나이, 몸무게 등이 충분하게 고려돼야 한다. 또 치료하는 동안에는 혈압과 맥박 등이 계속 관찰돼야 하고 특히 혼자서 호흡하는 자가호흡이 없어지거나 전신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 이에 대처하는 응급의료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이런 준비만 충실하면 치과치료에 대한 공포가 큰 환자, 입안에 물이나 기구가 들어가면 구토반사가 심하거나 장시간의 치료시간을 견딜 수 없는 경우 치과치료를 받을 수 있다.

수면마취를 이용해 치과치료를 받을 때 주의할 점은 먼저 의료진과 치료에 관한 충분한 치료계획과 부작용, 일어날 수 있는 일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 치료 중에는 이런 치료계획의 변경이나 주의사항 등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안전을 위해서 치료받는 자신이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알레르기 반응, 복용 중인 약물, 과거 치료받았던 경험 등에 관해서도 충분히 알려야 한다.

통상적으로 수면마취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너무 고령이거나 천식을 앓거나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 그리고 감기로 알려진 상기도염이 있는 경우 적용이 어렵다. 그리고 평소 약물의존이 높거나 음주량이 많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약의 용량으로 진정되지 않고 부작용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어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잠에서 완전히 깬 것 같더라도 나중에 기억이 없거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다. 따라서 치료 후 귀가 시 운전은 삼가야 한다. 가급적 안정을 위해서 보호자와 같이 병원을 찾아서 수면마취하에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의식하 진정요법(수면마취)은 충분한 준비와 이해가 필요하며 치료하는 의료진과 잘 상의해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진행한다면 좋은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홍표 기자 [email protected]

한경비즈니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260 WHO "라파에 열흘간 의료품 반입 못해…연료가 가장 시급" 랭크뉴스 2024.05.18
22259 ‘총선 패장’ 정영환 “국민이 6석 더 줘”···친윤·친한 신경전도 랭크뉴스 2024.05.18
22258 北 미사일 도발 다시 시작하자 EU “안보리 결의 위반” 규탄 랭크뉴스 2024.05.18
22257 김호중 들렀던 주점에 동석한 유명가수, 참고인 조사 받았다 랭크뉴스 2024.05.18
22256 무인사진관서 머리띠 부러뜨린 아이들…CCTV 속 놀라운 장면 랭크뉴스 2024.05.18
22255 또 급발진 의심 사고…상가 건물로 차량 돌진해 2명 경상 랭크뉴스 2024.05.18
22254 시진핑과 하루 12시간 붙어지낸 푸틴…美 보란듯 밀착 과시 랭크뉴스 2024.05.18
22253 현대차 튀르키예법인, 강진 피해 말라티아에 유치원 설립 랭크뉴스 2024.05.18
22252 술자리서 소주잔·의자 집어던진 한국희 장수군의원, '폭행혐의' 수사…무슨 일? 랭크뉴스 2024.05.18
22251 '엔비디아 투자' AI 스타트업 코어위브, 무려 10조원 금융 조달 랭크뉴스 2024.05.18
22250 '긴축' 주장 아르헨 대통령, 극우 정치행사 참석 스페인행 논란 랭크뉴스 2024.05.18
22249 여야, 광주 5·18 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 총집결 랭크뉴스 2024.05.18
22248 "돈 좇는 일 아냐… 환자와 교감해야죠" 병원 지키는 의사들 랭크뉴스 2024.05.18
22247 [2보] 美 뉴욕증시 다우지수 사상 첫 40,000선 돌파 마감 랭크뉴스 2024.05.18
22246 러 군사학교서 2차대전 탄약 폭발해 7명 부상 랭크뉴스 2024.05.18
22245 [오늘의날씨] 경상권 내륙 낮 기온 30도…"큰 일교차 주의해야" 랭크뉴스 2024.05.18
22244 [단독] 청담동 교회 목사의 두 얼굴... 수십억대 '투자사기' 혐의 입건 랭크뉴스 2024.05.18
22243 전두환 생가에 ‘영웅적인 대통령’ 황당한 팻말에…합천군 “철거 조치” 랭크뉴스 2024.05.18
22242 [이성엽의 테크프론티어]AI산업 근간 흔드는 ‘데이터법’ 판결 랭크뉴스 2024.05.18
22241 '명심' 秋 탈락 이변에... '이재명 연임' 목소리 더 커진 민주당 랭크뉴스 202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