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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피|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과거와 달리 한국에서도 이제 고도비만인의 비중이 부쩍 늘었다. 의학적인 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인데, 조금 더 감이 오는 수치로 적자면, 키 168㎝에 100㎏을 넘기면 고도비만 범주에 속한다.

한동안 국내외에선 고도비만을 TV 다이어트 예능 프로그램 소재로 써먹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이어트 예능 출연자들은 방송이 끝난 후에는 무관심 속에 묻히거나 요요현상으로 이전보다 더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지곤 했다.

다이어트 예능은 ‘화끈한 감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그러니 소화하기 힘든 무리한 운동부터 닭가슴살에 브로콜리, 평소 듣도 보도 못한 음식과 식재료, 때로는 협찬 상품들이 점령한 식단까지, 현실의 고도비만인에겐 남 이야기였다. 이런 식단은 보디빌더나 체급경기 선수처럼 몸을 90% 완성한 사람들이 경기 직전 단기간에 약간의 체중을 더는 방법이지, 비만한 일반인이 장기간 체중 감량에 쓸 수단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극단적인 무언가를 해야 살이 빠진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점이다. 결국엔 자포자기하거나 ‘언젠간 한 방에 빼야지!’라며 거창한 계획만 짤 뿐 시작도 못하게 된다.

사실 고도비만인의 감량에는 어려운 식단이나 운동법이 필요 없다. 대부분의 고도비만은 집밥을 너무 많이 먹거나 운동을 안 한 결과가 아니다. 고도비만까지 간 원인은 대개 주전부리와 오직 맛을 위해 무분별하게 고열량으로 세팅된 외식이다. 운동은 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고열량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 어차피 웬만한 운동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사실 고도비만인은 몸이 큰 만큼 쓰는 에너지도 많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과 비교하면 같은 식사를 해도 훨씬 살이 잘 빠진다. 거창한 계획 없이도 정말 문제가 되는 한두 가지만 빼도 살은 빠진다. 물론 그 정도로 정상 체중까지 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고도비만은 벗어날 수 있다. 더 빼서 몸짱이 되는 건 그때 생각하면 된다.

고도비만인들에게 권하는 식단 구성은 간단하다. 좋은 음식 찾지 말고 나쁜 음식을 빼는 것이 우선이다. 제일 잘못된 방식이 ‘살 뺀다고 집밥 줄여 먹고, 출출하다고 군것질하는’ 패턴이다. 그러느니 밥을 배부르게 먹고 군것질을 안 하는 게 낫다. 반찬은 동네 백반집에서 나올 만한 반찬이면 문제 될 것 없다. 달걀프라이든, 어묵이든, 찌개든 스트레스 받지 말고 먹어도 된다. 괜히 삼겹살, 곱창 같은 것만 구워 먹지 않으면 된다.

그럼 운동은 어떡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운동보다는 평상시 활동량을 늘리고 많이 걷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제일 낫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다치기도 훨씬 쉽다. 특히 고도비만 중에서도 심각한 초고도비만이라면 개별 운동 처방이 아닌 한 어설픈 운동 프로그램은 외려 부상으로 몸을 망가뜨릴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많은 에너지를 쓴다. 고도비만인이 걸으며 쓰는 에너지는 체중 적은 사람의 빠른 걷기나 달리기에 버금간다. 몇시간 걸어서 단기간에 수십㎏ 빼겠다는 욕심은 접고 하루 30~40분 걷기와 간단한 맨몸체조부터 시작한다. 본격적인 운동은 고도비만을 벗어나고 부상 위험이 줄면 그때 해도 된다.

엄격한 식단 관리 없이 일상의 움직임을 늘리는 것만으로 살을 뺄 수 있다는 건 고도비만 상태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정작 살이 빠지면 그때는 에너지 소비가 줄어 이런 방법으로는 더 빼기 어렵다. 대신 그때는 운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또 다른 무기가 기다리고 있으니 앞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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