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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6월 9일
연극 '맥베스':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7월 13일

[서울경제]

요즘 ‘전석 매진·전석 기립박수’의 신화를 쓰고 있는 신구·박근형 주연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워낙 연기의 거장인 원로 배우들이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관람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요. 덕분에 티켓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연극 팬들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연극의 후기를 찾아 보면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에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게 사실이지만 원작이 워낙에 어려운 작품이기 때문에 다 보고 나오면 ‘대체 무슨 내용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은 게 사실이에요.

올해 여름,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난 연극계에 또 다른 두 대작이 찾아옵니다. 바로 ‘햄릿'과 ‘맥베스’예요. 두 작품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전무송, 이호재, 손숙, 박정자, 황정민, 송일국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연기의 대가들인데요. 연기의 고수들이 등장하는 연극이니 어떻게든 예매를 해서 꼭 보고 싶은데 ‘과연 내가 셰익스피어를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윌리엄 셰익스피어. 사진=네이버 두산백과


모두가 다 셰익스피어를 아는 척 하지만 사실 그의 작품을 완독한 사람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니까요.그래서! 이번 주 ‘커튼콜 인문학’은 개막을 앞두고 있는 두 연극 ‘햄릿’과 ‘맥베스’의 원작을 요약해보려고 합니다. 실패 없는 공연보기, [커튼콜 인문학]이 함께 할게요.



숙부와 결혼한 친모, 내 아버지 죽인 남친…세상 둘도 없는 막장 ‘햄릿’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


잔인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묵묵히 참고 견딜 것인가


밀려오는 파도에 맞서 결연히 싸우다 쓰러질 것인가.


어느 쪽이 더 고귀한가


-연극 ‘햄릿’ 대사 중에서-


햄릿은 몰라도 이 부분 만큼은 모두들 알고 있을 겁니다. 사느냐, 죽느냐라니 mbti가 ‘F’아닐까 싶은 이런 심오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바로 덴마크의 왕자, 햄릿입니다. 햄릿은 왜 이런 고민에 빠진 걸까요.

작품은 왕과 왕비의 결혼식 전날 덴마크 왕국의 성곽에서 보초를 서던 경비들이 죽은 선왕의 유령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결혼을 앞둔 왕은 햄릿의 숙부, 왕비는 햄릿의 친모인데요.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네, 햄릿의 아버지인 선왕이 죽자마자 어머니 거트루드가 숙부 클로디어스와 결혼한 거죠. 그러니까 선왕이 죽다 말고 유령이 되어 이승을 떠돌 수밖에요. 햄릿은 그런 어머니를 보며,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라고 말하죠.

연극 ‘햄릿’의 2022년 공연 모습. 사진제공=신시컴퍼니


햄릿은 아버지의 한을 풀기 위해 아버지의 유령을 직접 만납니다. 아버지의 유령은 “숙부가 귀에 독을 부어 나를 죽겠했으니 복수해달라”고 말합니다. 햄릿은 미친 척을 하며 복수를 계획합니다. 우선 숙부가 아버지를 독살한 장면을 담은 연극을 무대에 올려, 그의 표정을 확인하는데요. 연극을 보다 나가 버린 클로디어스는 “나의 죄여, 온 천지에 악취가 진동하는구나”라며 기도를 하죠. 이 모습을 본 햄릿은 고뇌합니다. 죄인을 기도 중에 죽여 천국에 보내기 싫었기 때문이죠.

결국 햄릿은 어머니 거트루드와 말다툼을 했고, 이 모습을 클로어디스의 고문 폴로니어스가 엿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죽여버립니다. 폴로니어스는 햄릿의 여자친구 오필리어의 아버지입니다.오필리어는 햄릿이 단지 미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진작 알고 있었어요.

연극 ‘햄릿’ 2022년 공연 모습. 사진 제공= 신시컴퍼니


그 분의 사랑이, 그 분의 광기가 나 때문이라는 것을, 그렇지 않다면 어느 쪽이든 내 가슴은 찢겨지겠지. 하지만 아니야 그 분이 마지막으로 나를 찾아왔을 때 그 얼굴, 그 눈빛… 그건 사랑도 광기도 아니야. 그것은 깊은 슬픔. 나는 그 슬픔이 뭔지 몰라서 어디서 오는지 몰라서 무서워 떨고만 있었어. 내가 그저 말없이 안아줄 수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그 분이 오신다면…” [극 중 오필리어의 대사]


이렇게 햄릿을 사랑하던 오필리어는 햄릿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며 실성하고, 자신 때문에 온 집안이 난장판이 되었다는 생각에 물에 빠져 죽게 됩니다. 이에 오필리어의 오빠 레어티즈가 격분해 햄릿에게 결투를 신청하죠. 그래서 결말은? 모두가 다 죽는 것으로 끝납니다. 두 사람 모두 독이 묻은 칼에 상처를 입었고, 다양한 방법으로 햄릿을 죽일 계략을 세우던 클로어디스는 결국 죽어가던 햄릿의 칼에 죽고 말죠.

연극 ‘햄릿’: 단역이 손숙과 박정자…이런 기회는 없다!


이렇게 비극적인 이야기, ‘햄릿’이 오는 6월 9일 연극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연극 ‘햄릿’의 주인공 햄릿은 강필석·이승주가 맡았어요. 80대 전무송·이호재는 유령을, 그리고 손숙·박정자는 햄릿이 만든 연극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 1·2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f(x)의 멤버 루나가 오필리어 역할입니다. 단역마저도 엄청난 경력이 ‘연기 거장’들이 맡았으니, 이 작품의 티켓을 얻는 사람이 바로 올해 연극팬 중 최고의 승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권선징악은 진리, 끝 없는 탐욕에 파멸 자초한 맥베스 부부


맥베스는 스코틀랜드 글라미스의 영주이자 장군입니다. 전쟁터에서 크게 승리한 맥베스는 친구인 뱅코와 함께 밤중에 예언을 듣는데요. ‘맥베스는 코더의 영주가 된 후 왕이 될 것이고, 뱅코의 자손도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었죠. 예언처럼 맥베스는 실제로 코더의 영주가 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맥베스의 아내 레이디 맥베스는 몹시 흥분합니다.

멕베스 부인 역의 엘렌테리, 사전트. 사진=네이버 지식백과


“당신은 사나이가 아니냐"며 던컨 왕을 죽이고 왕이 되라고 맥베스를 부추기죠. 결국 맥베스는 던컨 왕을 죽이고, 던컨 왕의 아들들은 이 사태에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가 버리죠. 이렇게 맥베스는 마녀의 예언이 아니라, 아내의 욕망 덕분에 스코틀랜드의 왕이 됩니다.

함께 예언을 들은 친구 뱅코우는 맥베스와 달리 강단이 있었죠. 마녀의 예언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아들들을 경계하는 맥베스에게 오히려 충성을 맹세합니다. 하지만 지은 죄가 있는 맥베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뱅코우의 아들들이 장차 왕들의 조상이 될 것이란 예언이 두려워 암살자를 시켜 뱅코우의 어린 아들들을 죽이려 하죠. (이래서 사람이 착하게 살아야 해요.) 이 과정에서 뱅코우는 죽고 아들 플리언스는 살아남아 도주합니다. 장차 왕의 조상이 될 것이라고 여겨지는 플리언스가 도망갔으니 맥베스는 몹시 불안했고, 뱅코우의 유령을 보기까지 합니다. 맥베스는 점차 실성한 사람처럼 굴기 시작했고, 불안한 마음에 다시 마녀들을 찾아갑니다. 마녀들은 ‘파이프의 영주 맥더프를 경계하라’는 등 몇 가지 예언을 해요. 이 예언을 들은 맥베스는 맥더프의 가족들을 모두 몰살시킵니다. 맥베스의 부인도 몽유병에 시달리다가 미쳐서 죽어 버립니다.

이때 던컨 왕의 아들 말콤 왕자가 스코틀랜드에 돌아와 반란을 일으키는데요. 너무 여러 사람을 죽인 나머지 많은 맥베스에게 원한을 품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말콤 왕자를 중심으로 뭉치죠. 그 중에는 가족을 잃은 맥더프도 있어어요. 결국 맥베스는 맥더프의 칼에 목이 잘려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합니다.

연극 맥베스 제작 발표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극 ‘맥베스’: 황정민, 송일국, 김소진…연기천재들 총집합!


7월 13일부터 개막하는 연극 ‘맥베스’의 주인공 맥베스는 배우 황정민이 맡았습니다. 이 작품은 연극 ‘파우스트’ 등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데 열중한 양정웅 연출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제작한 샘컴퍼니가 제작해 연극 팬들의 기대가 무척 크다고 해요. 여기에 2022년 이후 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황정민 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전 회차 단일 캐스트로 출연한다니…첫 티켓 오픈(5월 14일) 빨리 시작해라! 현기증 난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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