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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기지원 중단해도 이스라엘 라파 공격 가능할 듯"
미, 가자전쟁 발발 후 무기 집중 지원···가디언 "단기적으론 진격 확실히 가능"
이스라엘 국방비 GDP의 5.3%···F-35 확보로 공군 전력도 건재

[서울경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면서도 전쟁 강행 의지를 버리지는 않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밤 방송된 미국 TV쇼 '닥터 필 쇼'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가자 전쟁에 대한 이견을 좁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녹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 이전에 이뤄진 만큼 입장이 달라졌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40년 넘게 알아왔다"며 "우리는 종종 견해차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잘 극복해왔으며, 이번에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라파에서의 지상전에 대해 거듭 반대입장을 표명해온 데 대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은 해나갈 것"이라며 라파 지상전 수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라파에서 하마스를 소탕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하마스 24개 대대 중 20개를 궤멸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성적인 사람들은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며 "이번에 소탕하지 못하면 하마스는 또다시 가자를 손에 넣을 것이고, 10월 7일의 전쟁을 계속 되풀이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가자지구에는 일종의 민간 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랍에미리트(UAE)와 다른 국가들의 도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학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자 전쟁 반대 시위에 대해서는 맹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캠퍼스 시위대에 대해 "집단 학살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가자 전쟁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국제사회 지도자들을 향해서도 "일부 지도자들은 개별적으로는 하마스가 소탕돼야 한다고 말하고도 캠퍼스 시위와 같은 정치적 선전의 압력에 직면하자 말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인터뷰를 진행한 이후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CNN과 인터뷰에서 가자 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라파로 진격한다면 그들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들을 다루는 데 써 왔던 무기들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 이후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며 지상전 수행 의지를 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격을 막으려 무기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이스라엘은 과거부터 미국에서 지원받아 비축한 무기를 바탕으로 라파 공격을 충분히 감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이스라엘의 무기 보유 상황을 분석한 기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무기 지원을 중단해도 이스라엘에는 다른 폭탄이 남아있다면서 "이스라엘이 결정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진격을 할 수 있음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이스라엘과 '미국이 10년에 걸쳐 이스라엘에 380억달러(약 52조원)의 무기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앞서 많은 무기가 이스라엘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무기 협정으로 마련된 자금을 바탕으로 11월에는 3억2000만달러(약 4378억원)어치의 정밀폭탄 세트를 보냈고, 12월에는 1억600만달러어치(약 1451억원)의 탱크포탄 1만4000개, 1억4750만달러(약 2018억원)어치의 155㎜ 포탄 5만7000개와 퓨즈·뇌관 등을 제공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안보 관계에 따라 미국은 지금까지 1230억달러(약 168조원) 이상의 군사원조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이스라엘의 국방예산도 만만치 않다. 작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5.3%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이는 국방비를 GDP의 2%로 늘리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목표치의 2.5배 이상인 수준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미국이 대형 폭탄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대체 무기는 많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이스라엘 공군은 최근에 전력이 더 강화됐다.

미국은 지난 3월 이스라엘에 F-35A 전투기 25대 판매를 승인했다. 무기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미국이 경고에 네타냐후 총리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면서 미국 도움 없이도 라파 진격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배경이다. 다만, 이스라엘이 라파 진격을 강행할 경우 군사지원을 둘러싼 미국과의 균열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은 이스라엘이 필수 무기에 대한 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방예산을 GDP의 7∼8%까지 늘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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