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상아 밀수관여 의혹 파문 대사 후임…외무성 국제기구국 경력 풍부
중·러 결속 다지며 올 11월 북한 인권 검증대 설 듯


조철수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 신임장 제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조철수(왼쪽)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가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타티아나 발로바야 유엔 제네바사무소장에게 신임장을 제출했다. 2024.5.10. [email protected] [유엔 제네바사무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북한이 상아 밀수 관여 의혹이 불거진 직후 자리를 비운 한대성 전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의 후임으로 국제기구 전문가인 조철수 전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을 임명했다.

유엔 제네바사무소 등에 따르면 조 신임 대사는 10일(현지시간) 타티아나 발로바야 유엔 제네바 사무소장에게 신임장을 제출하고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조 신임 대사는 주스위스 북한 대사직도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1993년 평양외국어대를 졸업한 그는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에서 요직을 맡으며 경력을 쌓아온 전문 외교관이다.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일등서기관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근무했고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개발계획(UNDP) 등 유엔 산하기구들과도 협업한 경력이 있다.

대미 외교와 북핵 협상 분야도 섭렵했다. 북한 외무성 북미국에서 과장과 부국장, 국장 등을 역임했고 북핵 협상에 관여하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의 오른팔로도 활약했다는 평을 듣는다.

인권과 무역, 군축, 보건 등 여러 분야의 유엔 산하기구들이 몰려 있는 제네바는 다자외교의 각축장이다.

2017년 이후 제네바에서 북한을 대표한 한대성 전 대사는 상아 밀수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작년 말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한인이 개입된 아프리카 코끼리 상아·코뿔소 뿔 밀매 조직의 배후에 한 전 대사가 있다는 의혹이다.

보츠와나 등지의 수사당국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과 스위스 당국이 한 대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처럼 북한 대표부의 수장을 둘러싼 추문 속에 예고 없이 공석이 된 자리가 5개월 만에 채워졌다.

북한으로선 올해 11월 보편적 정례인권 검토(UPR) 일정을 앞두고 있다.

UPR은 유엔 제네바사무소에 있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의 인권 상황과 권고 이행 여부를 4년 6개월 주기로 점검하는 절차다.

북한 인권의 참혹한 현실을 놓고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드센 가운데 유엔의 검증대에 올라야 할 직무를 북한은 국제기구 업무 경력이 풍부한 조 신임 대사에게 맡긴 셈이다.

조 대사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를 풀고 국제기구로부터 인도적 조력도 끌어내야 한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군축회의에서 불법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질타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대한 대응도 조 대사의 임무다.

조 대사는 제네바의 다자외교 무대에서 한국, 서방국과 화해를 모색하기보다 중국·러시아 등 우방과 밀착하며 보조를 맞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신냉전 기류 속에서 북한은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와도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제네바의 북한 대표부를 관리하면서 우방과 결속을 다지는 한편 북핵과 군축, 인권 등 그간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자초했던 사안을 놓고도 북한 제네바 대표부는 강경한 주장을 되풀이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698 서방 견제에도…中, 공격적 사업으로 광물 시장 지배력 확대 랭크뉴스 2024.05.22
30697 [사설] 김호중 사법방해로 드러난 우리 사회 ‘법 경시 풍조’ 랭크뉴스 2024.05.22
30696 [1보] 황석영 '철도원 삼대' 부커상 불발…'카이로스' 수상 랭크뉴스 2024.05.22
30695 우익은 우익 손에, 좌익은 좌익 손에 죽었다…해방정국 비극 랭크뉴스 2024.05.22
30694 [단독] "절도한 포렌식 자료, 증거 안 돼"... 탄핵심판서 처남댁 지우려는 이정섭 랭크뉴스 2024.05.22
30693 저가 공세 밀렸던 국산제품 '숨통' 트일까…美 중국산 주사기·바늘 연내 관세 '0%→50%' 랭크뉴스 2024.05.22
30692 김계환 14시간 조사…“해병대에 상처” 대질 거부 랭크뉴스 2024.05.22
30691 [속보] 황석영 부커상 수상 좌절…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벡의 '카이로스'에 돌아가 랭크뉴스 2024.05.22
30690 김호중 “죄인이 무슨 말 필요하겠나”…경찰 조사 후 귀가 랭크뉴스 2024.05.22
30689 한국 기업 8곳 중 1곳, 2년째 이자도 못내는 ‘좀비’ 상태 랭크뉴스 2024.05.22
30688 “기자들 있으면 못 나간다”… 6시간 버틴 김호중 랭크뉴스 2024.05.22
30687 [단독] 대검 간부 '유병언 불법감청' 의혹, 5년만에 무혐의 가닥 랭크뉴스 2024.05.22
30686 원로 교수의 일침 "의·정 모두 환자 생각해 출구 마련해야" 랭크뉴스 2024.05.22
30685 “현수막 들고 전공의 복귀 촉구한 날, 남편 상태 급속 악화” 랭크뉴스 2024.05.22
30684 국가대표 시합도 아닌데…경기 전 애국가, 당연한 걸까요? 랭크뉴스 2024.05.22
30683 [단독] 컬리, 퀵커머스 사업 '컬리나우' 출격 임박…MFC 직원도 채용 랭크뉴스 2024.05.22
30682 AI 시대 삼성 반도체 아킬레스건 된 ‘HBM’... “SK하이닉스와 격차 못 좁히자 문책성 인사” 랭크뉴스 2024.05.22
30681 연금개혁 없으면, 6년뒤 연금지급차 자산팔며 주식시장에 '충격' 랭크뉴스 2024.05.22
30680 ‘VIP 격노’ 있었나…특검법 핵심은 ‘대통령실 개입’ 의혹 규명 랭크뉴스 2024.05.22
30679 싱가포르행 여객기 ‘난기류’에 방콕 비상착륙…1명 사망 랭크뉴스 202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