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로마서 열린 저출산 콘퍼런스에 참석해 쓴소리
"일과 육아 양립 환경 필요…일·주택 기회 제공해야"


프란치스코 교황
(로마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05.10 [email protected]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정부에 일과 육아가 양립하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촉구했다.

안사(ANSA),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출생아 수는 사람들의 희망을 나타내는 첫 번째 지표"라며 "유럽은 점점 더 늙고 지치고 체념한 대륙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로 채워져야 할 집이 물건으로 가득 차 매우 슬픈 장소가 돼가고 있다"며 "강아지와 고양이는 부족하지 않다. 다만 아이들이 부족할 뿐"이라고 한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효과적인 정책과 과감하고 구체적이며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가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게 해야 한다"며 "젊은 부부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택 구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에게는 "미래가 불안하고 저출산이나 전쟁, 전염병, 기후 변화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라"고 권했다.

교황은 무기 산업과 피임약 업계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한 인구학 학자가 내게 한 말이 있다"며 "현재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는 무기 공장과 피임약 산업이다. 하나는 생명을 파괴하고 다른 하나는 생명을 방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있겠느냐"며 "추악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을 부추기는 "죽음의 도구"를 생산한다며 무기 산업에 줄곧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과거 인공피임 반대 입장을 설명하면서 "토끼처럼 계속 출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피임약에 대한 교황의 발언에 이탈리아 가톨릭 보수 단체인 '프로라이프 앤드 패밀리'는 "피임약 사용을 둘러싼 막대한 경제적, 상업적 이해관계"를 비난하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지난 10년간 유럽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은 1.5명 내외에 머물고 있다. 2022년 합계출산율 0.77명을 기록한 한국을 포함해 동아시아 일부 국가보다는 높지만 인구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출생아 수가 37만9천명으로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후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이탈리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에 이어 출산율이 두 번째로 낮은 국가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저출산 문제를 국가의 존속을 위협하는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출산율 감소 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들과 인사하는 교황
(로마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4.05.10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768 ‘유튜버 살인’ 50대 구속···“도주 우려 있어” 랭크뉴스 2024.05.11
21767 호주, ‘동물권 보호’ 위해 살아있는 양 수출 금지 랭크뉴스 2024.05.11
21766 사기꾼에 무죄 내린 판결…긴 미국 생활로 전하지 못한 말 랭크뉴스 2024.05.11
21765 조계사 앞 중생들 “부처핸섬”…‘뉴진스님’ 디제잉 선보인다 랭크뉴스 2024.05.11
21764 성격·외모 아니었다…'돌싱남'들이 이혼 떠올린 뜻밖의 이유 랭크뉴스 2024.05.11
21763 [여론조사]與 차기 당 대표 유승민 28% 한동훈 26% 랭크뉴스 2024.05.11
21762 대낮 법원 앞 유튜버 살해 50대 구속…“도주 우려” 랭크뉴스 2024.05.11
21761 "5월엔 '투잡' 뛰어도 돈 부족…'가정의 달' 없었으면"…어른들 '한숨' 푹푹 랭크뉴스 2024.05.11
21760 北, 법원 전산망 2년 넘게 해킹… 자료 1TB 빼갔다 랭크뉴스 2024.05.11
21759 전국에 강한 비바람…밤 사이 피해 주의 랭크뉴스 2024.05.11
21758 요즘들어 오줌이 시원찮네…중년男 '하부요로증상' 개선 방법 랭크뉴스 2024.05.11
21757 강화도 밴댕이 맛도 잡았다…위스키 제친 국산 증류주의 정체 랭크뉴스 2024.05.11
21756 ①임원도 이코노미 타고 ②업추비 깎고...불황에 허리띠 바짝 죄는 재계 랭크뉴스 2024.05.11
21755 바이든 또 말실수... 이번엔 “한국 대통령 김정은” 랭크뉴스 2024.05.11
21754 "5월엔 '투잡' 뛰어도 '거지 신세'…'가정의 달' 없었으면"…어른들 '한숨' 푹푹 랭크뉴스 2024.05.11
21753 결국 이강인 떠나는 음바페 “PSG와 계약 연장 안할 것” 랭크뉴스 2024.05.11
21752 "혼인관계증명서부터 진단서까지"... 北 해커에 털린 법원 전산망 랭크뉴스 2024.05.11
21751 경찰, 이틀째 ‘연인 살해’ 의대생 면담…사이코패스 검사는 안 해 랭크뉴스 2024.05.11
21750 ‘교제 살해’ 의대생 이틀 연속 프로파일러 면담…“사이코패스 검사 아직” 랭크뉴스 2024.05.11
21749 해병대원 특검법 촉구 범야권 장외 총력전…여, 천막 농성에 “나쁜 선동부터 배워” 랭크뉴스 2024.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