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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원내대표, 뒤늦게 선긋기…섣부른 발언 논란
당내 논의 없어…‘이재명 대선 가도 정무적 포석’ 해석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맨 앞)와 정청래·고민정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이재명계 핵심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를 거론하면서, 민주당 안팎에 파장이 번지고 있다. 당장 박 원내대표부터 나서 “검토는 필요하다는 이야기”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당 안에선 종부세를 포함해 부동산세제를 개편하자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와 동시에 ‘민생 입법과 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종부세를 건드릴 때냐’는 우려도 크다.

박 원내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종부세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많이 있어 민주당이 그 부분과 관련한 검토는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걸 확대해석해서, 결정적인 걸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8일 그는 한국경제와 한 인터뷰에서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인터뷰를 근거로 여러 언론에서 ‘민주당이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쏟아지자 박 원내대표가 직접 선을 그은 것이다. 진성준 당 정책위의장도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개인 의견으로, 확대해석된 측면이 있다”며 “당에서 지금까지 그와 관련해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임 원내대표인 홍익표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1가구 종부세를 폐지한다면 20억원, 30억원 등 구간을 여러 단계로 설정하며 재산세 전체 세율을 조정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워낙 올라가니 종부세 대상 기준이 상당히 많아졌다. 그 부분을 조정할 필요성은 늘 있어왔다”고 말했다. 현재 1주택자는 공시가격 12억원 이상 주택을 보유하면 종부세를 내야 하는데,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그에 맞게 종부세도 손질을 검토하자는 주장이다.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한 대표적인 ‘민주당 상품’이어서 그동안 민주당 안에서 종부세 폐지에 적극적으로 총대를 메는 이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집값 폭등이 정권교체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면서 주로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세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번져왔다.

이런 탓에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책적 실효성을 노렸다기보단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깔아둔 ‘정무적 포석’이 아니겠냐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세제를 잘 아는 민주당의 한 당선자는 “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들이 얼마 안 되지만 이들이 목소리를 내면 보수 진영이 그걸 키워 종부세 공격 수단으로 삼지 않느냐”며 “아예 그런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정무적 판단에서 내놓은 제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1주택을 오래 보유한 저소득층·노인 가구의 종부세 납부를 연기해주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입법의 주도권을 쥔 거대 야당의 원내대표가 파장이 큰 부동산세제를 당내 의견 수렴조차 없이 밝힌 것은 그 자체로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세제당국의 핵심 간부는 “30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와 10억원짜리 주택 두채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있다고 할 때 어느 쪽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느냐는 매우 논쟁적인 의제”라며 “박 원내대표의 제안은 당장 ‘과세 형평성’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세제 개편은 치밀하게 준비하고 숙성시켜도 될까 말까 한 일”이라며 “‘간 보기’ 하는 것처럼 이렇게 할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현안과 민생 입법이 산적한 상황에서 느닷없이 ‘종부세 논란’이 재연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지도부 의원은 “세제 정비는 필요한 일이지만 지금은 종부세를 손보고 어쩌고 할 때가 아니다”라며 “더욱이 개인이 뚝딱 제시할 것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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