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태평동 탄천 인근 공영주차장에 버려진 '모찌'. SNS 캡처

위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아 생을 마감하기 전 반려견을 유기한다는 한 견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동물보호단체 LCKD는 9일 SNS에 ‘(경기도 성남 수정구) 태평동 탄천 인근 공영주차장에 집과 함께 버려진 아이’라며 유기견 ‘모찌’의 사진과 편지를 공개했다.

태평동 탄천 인근 공영주차장에 버려진 '모찌'. 모찌 옆에는 4장의 편지와 방석, 사료, 입마개 등이 함께 놓여 있었다. SNS 캡처

유기견 모찌 옆에는 4장의 손편지와 방석, 사료, 입마개 등이 함께 놓여 있었다. 편지 봉투에는 ‘모찌가 있는 곳에 항상 행운이 함께 하기를’이라고 적혀있었다.

편지에 따르면 모찌는 2017년생 암컷 믹스견으로, 5년 전 견주 A씨에게 입양됐다고 한다. A씨는 “가족들을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보내고 한순간 혼자 남겨진 삶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저만 바라보는 모찌를 보며 견뎌왔다”며 “지옥같던 저의 삶에 유일한 기쁨이자 행복이었던 아이였다”고 말했다.

'모찌' 견주가 남긴 편지 일부. SNS 캡처

A씨는 모찌를 유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적었다. 그는 “먼저 보낸 가족들 몫까지 해서 끝까지 모찌를 품에 안고 지켜주고자 다짐했는데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다른 곳까지 전이가 됐다”며 “시한부 판정을 받아 모찌보다 먼저 가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가족 곁으로 가는 건 무섭지 않으나 혼자 남은 모찌가 눈에 밟혀 몇 달간 여기저기 키워줄 분을 찾았으나 제가 잘못 살아온 것인지 아무도 키워주시겠다는 분이 없다”며 “그래도 이 아이만큼은 저 없는 집에서 혼자 굶어 죽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족을 만나 꼭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두고 간다”고 말했다.

'모찌' 견주가 남긴 편지 일부. SNS 캡처

견주는 편지에 모찌의 건강 상태, 병력, 특징, 성격, 좋아하는 음식 등 특이사항도 상세하게 썼다. 그에 따르면 모찌는 인형과 장난감을 좋아하며 애교가 많은 성격이라고 한다. 편지는 “사랑하는 모찌야 살아야 한다. 꼭 살아야 해. 말 잘 듣고. 사랑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알았지? 사랑해 우리 딸”이라는 작별 인사와 함께 마무리 됐다.

시보호소에서 보호 중인 '모찌'. SNS 캡처

LCKD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현재 모찌는 시보호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며 “겁이 많아 계속 경계를 하고 있지만, 건강에 이상은 없어 보인다. 주인이 꾸준히 관리를 해 잘 케어해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해당 시보호소는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어 공고 기한이 끝나면 안락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지난달 29일 동물보호단체에 구조돼 시보호소에 입소한 모찌는 지난 9일 입양·구조 공고가 종료됐다.

관계자는 “공고 기간이 끝나면 안락사 대상이 되긴 하지만, 시보호소 여건에 따라 바로 안락사를 하는 곳이 있고 일정 기간 기다려주는 곳도 있다”며 “모찌가 있는 시보호소는 다행히 (공고) 종료 즉시 안락사를 시키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모찌의 사연이 알려져 안부를 묻는 연락은 많지만, 아직 입양을 하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단체는 국내 입양이 어려우면 해외입양을 준비해 어떻게든 안락사 시키는 걸 막으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게시물은 1만4000개의 좋아요를 받는 등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개를 유기하고 가면서 무슨 편지를 쓰냐고 생각했는데 내용을 읽고 울음이 터졌다” “이 편지를 쓰면서, 마지막 산책을 하려고 나오면서, 낑낑거리는 아이와 걸어가면서 무슨 생각과 감정일지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모찌를 살리기 위해 이별을 택한 주인의 간절함이 전달돼 좋은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 등의 글을 남겼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9406 [단독] "금감원 출신 142명, 로펌·증권·보험사 취업"... 질긴 '금융 카르텔' 랭크뉴스 2024.05.21
19405 “유기농인데 더 싸네?”…과일값 폭등에 장바구니도 변했다 랭크뉴스 2024.05.21
19404 '머스크 효과' 美 기업 CEO 성과보수 확산…작년 최고 2천억원 랭크뉴스 2024.05.21
19403 한번에 핫도그 64.5개 삼킨 40대 '먹방' 챔피언 결국… 랭크뉴스 2024.05.21
19402 미국인들, 코로나 때문에 재택하면서 '이것'에 500조 더 썼다 랭크뉴스 2024.05.21
19401 여야, 법사위·운영위원장 배분 ‘줄다리기’…22대 국회 ‘제때’ 시작할까 랭크뉴스 2024.05.21
19400 美국무부 "유엔 안보리 분열로 北, 탄도미사일 발사 확대" 랭크뉴스 2024.05.21
19399 “집안일 하려고” 30분 일찍 상습 조기퇴근한 공기업 직원 결국… 랭크뉴스 2024.05.21
19398 러, 휘발유 수출금지 6월 말까지 일시 해제 랭크뉴스 2024.05.21
19397 복귀 ‘마지노선’에도 꿈쩍않는 전공의들…내년도 전문의 배출 공백 우려 랭크뉴스 2024.05.21
19396 ICC, 이스라엘·하마스 지도부 체포영장 동시 청구 랭크뉴스 2024.05.21
19395 “성형수술 중인 환자 신체 찍어 유포”…간호조무사 수사 나선 경찰 랭크뉴스 2024.05.21
19394 미국 "이란 대통령 사망 공식 애도…매우 불행한 사고" 랭크뉴스 2024.05.21
19393 대통령 사망에 이란 충격…테헤란에 추모객 인산인해(종합) 랭크뉴스 2024.05.21
19392 ‘음주는 했지만 공연은 하겠다’는 김호중…‘출국금지’ 랭크뉴스 2024.05.21
19391 "의사선생님께 드릴게 있어요"…어느 외국인 노동자의 감동 사연 랭크뉴스 2024.05.21
19390 北, 우리나라 군 고위급 인사 이메일 해킹… 경찰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4.05.21
19389 정부 비판 못 참는 니카라과…대통령 동생도 예외 없다 랭크뉴스 2024.05.21
19388 호랑이에 입마개·발싸개 씌우고 '찰칵'…中 동물원 학대 논란 랭크뉴스 2024.05.21
19387 '43억 전액 현금 매입'…마동석, 청담동 고급빌라 주인이었다 랭크뉴스 202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