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바이두의 전 홍보 책임자인 취징(Qu Jing)이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동영상의 한 장면. .사진 더우인= CNN 캡처

직원들에게 초과노동을 강요해 논란을 빚은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의 취징 홍보 부사장이 결국 직장을 잃었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취징 부사장은 최근 자신의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직장 문화에 대한 4~5건의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한 영상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장기 출장을 거부한 직원을 맹비난하며 “나는 당신들의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복지에 대한 책임이 없다. 내가 왜 직원의 가족을 고려해야 하나? ”라고 말했다.

이어 “홍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면 주말에 쉬는 것을 기대하지 마라”며 “24시간 휴대폰을 켜두고 항상 응답할 준비를 하라”고 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 그는 자신에 대해 불평하는 직원들에게 "업계에서 다른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보복 위협도 했다.

이외에도 자신이 바이두 부사장직까지 오른 것을 과시하며 “나는 당신들보다 10살, 20살이 많고 아이도 둘이 있는데 피곤해하지 않는다. 너무 열심히 일해서 큰아들의 생일과 작은아들의 학교·학년도 잊어버렸다”고 했다. 이어 “커리어우먼을 선택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며 희생을 강요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중국에서 큰 공분을 샀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그와 바이두가 해로운 직장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회사 임원이 직원을 소모품처럼 생각하고, 경직된 직장문화를 당연시하는 등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는 비판들이 줄을 이었다.

취징 부사장은 홍보 업계로 이직하기 전에 중국 국영 신화통신에서 기자로 일했다. 이후 화웨이를 거쳐 2021년 바이두에 합류한 인물이다

CNN에 따르면, 이와 관련 바이두의 한 직원은 “팀의 약 60%가 그가 도착한 지 몇 달 만에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취징의 발언에 대해 미국 심리학협회는 “직장을 위협과 생산성에 해를 끼치는 모욕으로 가득 찬 환경으로 묘사했다”고 평가했다.

또 BBC는 취징이 촉발한 분노는 중국 정보기술(IT) 분야의 근무 환경이 악명높을 정도로 열악하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고 했다.

중국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근무’를 의미하는 ‘996’이라는 신조어까지 유행하고 있다. ‘996 근무’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이 도입했고 화웨이·알리바바·DJI 등 유력 업체가 뒤따라 시행해 온 것이다.

취 부사장의 발언은 바이두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바이두 주가는 취 부사장의 발언 이후 지난 7일 4% 가까이 폭락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취 부사장은 결국 9일 오전 위챗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깊이 반성하고 쏟아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회사를 대표하는 내용도 아니다. 회사 가치관과 기업문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적절한 내용이 많아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에서 끝나지 않았다. CNN은 이날 취징의 더우인 계정에서 ‘바이두의 부사장’이라는 직함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중국 정취안스바오 등도 10일 최근 논란을 일으킨 취징 부사장이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504 두 다리 부둥켜 안고 “아저씨, 제발”…18살 여고생의 용기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5.15
21503 ‘못난이 농산물’의 인생 역전…나주에 전국 첫 ‘푸드 업사이클링’ 센터 랭크뉴스 2024.05.15
21502 尹대통령 "부처 가르침 받들어 따뜻한 세상 만드는 데 온 힘" 랭크뉴스 2024.05.15
21501 바이든, 對中 제품 관세 대폭 인상…전기차 100%, 태양전지 50% 랭크뉴스 2024.05.15
21500 '범죄도시 4' 1천만명 돌파…한국영화 시리즈 첫 '트리플 천만' 랭크뉴스 2024.05.15
21499 부모님 냉장고 안 식재료 원격으로 확인… 삼성전자, ‘AI 패밀리 케어’로 시장 공략 랭크뉴스 2024.05.15
21498 전남친 폭행에 숨진 딸…그 부모 “내놓은 자식, 맘대로” 랭크뉴스 2024.05.15
21497 오늘 '세종대왕 나신 날'…46개국 유학생 한글 실력 겨룬다 랭크뉴스 2024.05.15
21496 9개월째 ‘2인 체제’…방통위 파행 끝이 안 보인다 랭크뉴스 2024.05.15
21495 5억짜리 아파트 분담금이 5억?…노원 재건축 재시동 건다 랭크뉴스 2024.05.15
21494 입주 연기 '날벼락' 속출‥'사전청약' 없앤다 랭크뉴스 2024.05.15
21493 40대女 엽기 성폭행한 중학생 감형…"집까지 팔아서 합의했다" 랭크뉴스 2024.05.15
21492 [강찬호의 뉴스메이커] ‘낙하산 영웅’된 미화원 아들…4108회 강하 기록 세웠다 랭크뉴스 2024.05.15
21491 “관광객 증가하니 에너지 자립률↓”··· 청정섬 죽도의 딜레마 랭크뉴스 2024.05.15
21490 치매 늦추는 레켐비 국내 도입 초읽기, 가격 비싸도 환자 몰릴까 랭크뉴스 2024.05.15
21489 "한동훈에 판 깔아줬다"…때릴수록 커질라, 작전 바꾼 친윤계 랭크뉴스 2024.05.15
21488 "김여사 방탄 인사인가"‥'탄핵' 들고나온 야권 랭크뉴스 2024.05.15
21487 '네카라쿠배'도 소용없다..."네이버 지분 매각 소식에 라인플러스 떠날 준비 중" 랭크뉴스 2024.05.15
21486 3주째 '을의 추앙' 받는 민희진...그러나 '우리 같은 을'이 아니다 랭크뉴스 2024.05.15
21485 [기자의눈] "사람에 충성 안 해"... 검사 윤석열의 전유물 아니다 랭크뉴스 202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