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무기로비스트’ 이규태 회장이 이사장 지낸 일광학원
이 회장 등 측근 이사회 회의록 허위 작성 개입
‘회의록 허위작성’ 공익제보자 파면 이유로 삼아
法 “이 회장 지시에 따라 회의록 작성…해고 부당”

그래픽=이은현

‘무기로비스트’ 1세대인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 전횡으로 논란이 일었던 학교법인 일광학원이 내부 비리를 폭로한 직원을 해고했으나 법원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일광학원은 해당 직원이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했지만, 법원은 회의록 작성 권한이 당시 이사장인 이 회장에게 있었다며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봤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송각엽)는 일광학원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직원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는 취지다.

일광학원이 운영하는 우촌초등학교 교직원들은 2019년 이규태 회장(전 이사장)의 학교장 권한 침해와 교비 횡령, 스마트스쿨 사업 비리 등을 서울시교육청에 신고했다. 감사에 나선 서울시교육청은 스마트스쿨 사업자 선정계약을 비롯해 이사회 회의록 허위 작성 등 부정 사항 신고 내용이 대체로 사실에 부합한다고 결론 냈다. 또 스마트스쿨 사업자로 선정시 이 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학교에 계약을 해지하라고 통보했다.

이 일을 계기로 일광학원은 행정실에서 근무하던 A씨를 비롯해 공익제보자들을 ‘보복 해고’했다. A씨에게는 ‘과거 이사회 회의록 위조’ 등의 이유가 적용됐다. 일광학원은 2006년부터 약 13년 간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은 채 이 회장 측근들이 보관하고 있던 도장을 찍거나 대신 서명하는 방법으로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했다. 실제 이 회장 첫째 며느리가 우촌초 행정실장으로 2006~2008년까지 근무했고, 이 회장 아들의 직원이 2018~2019년 일광학원 법인부장과 우촌초 행정실장을 지내는 등 측근이 일을 도맡았다. 2020년 8월 서울시교육청은 임원 모두를 취임승인 취소했는데, 일광학원은 뒤늦게 A씨에게 이 책임을 물었다.

A씨는 즉각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지노위는 이듬해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해고는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불복한 일광학원은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됐고, 결국 2022년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가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했다는 일광학원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 회장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이사장 재직 당시는 물론 퇴임 후 2015년 구속 전까지 학교 운영에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특히 이사들도 회의록 작성에 대한 업무 권한을 이 회장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를 포함한 교직원들은 이사들의 포괄적 위임을 받은 이 회장 지시에 따라 회의록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광학원은 회의록 작성행위 대부분을 포괄해 징계대상으로 삼았을 뿐 문제가 되는 개별 이사회와 그 결의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특정조차 하지 못했다”며 “회의록이 이사들 의사에 반해 작성됐다고 인정할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가 2015년부터 약 100회에 걸쳐 2215만원을 횡령했다는 주장도 기각했다.

일광학원은 2017년 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수익용 기본재산 관리 부적정 ▲유치원 공공요금 집행 부적정 등 사안에 각각 경고와 주의 처분을 내리고 관계자들을 징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고 징계의결서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이 회장이나 아들 등 지시에 따라 징계의결서를 작성했는데, 일광학원은 이를 2021년 파면 이유로 삼기도 했다. 법원은 징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A씨에 대한 징계사유가 일부 인정된다고 봤다.

무기 중개상 출신인 이 회장은 탈세와 횡령 혐의로 3년 넘게 복역하다 2018년 말 출소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604 선방위 152일의 폭주…윤 부부·정부여당 비판 보도에 제재 28건 랭크뉴스 2024.05.13
20603 태국 파타야 ‘한국인 관광객 살해’ 피의자 1명 국내서 긴급체포 랭크뉴스 2024.05.13
20602 태국 파타야 한국인 관광객 납치살해 피의자 1명 잡혔다 랭크뉴스 2024.05.13
20601 '태국 드럼통 살인' 용의자 한국에 있었다…정읍서 1명 체포 랭크뉴스 2024.05.13
20600 갑자기 등장한 '2천 명'‥"증원 근거 없었다" 랭크뉴스 2024.05.13
20599 반도체 업황 반등에도 심텍·대덕전자 1분기 실적 ‘흐림’… HBM용 기판 시장 일본·대만에 내줘 랭크뉴스 2024.05.13
20598 아직은 때가 아니다...전기차를 멈추게 한 것들[하이브리드 고속주행] 랭크뉴스 2024.05.13
20597 최재영 목사 오늘 검찰 조사... '명품백 수수 의혹' 김건희 여사는 랭크뉴스 2024.05.13
20596 "대기업 믿었는데"‥"아파트 하자 6만 건" 랭크뉴스 2024.05.13
20595 “이렇게 먹어도 9천 원?”…확 바뀐 춘향제 호평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5.13
20594 맑고 쌀쌀한 월요일 아침…이틀 뒤 부처님오신날 비 옵니다 랭크뉴스 2024.05.13
20593 태국 파타야 한국인 납치살해 피의자 1명 전북 정읍서 검거 랭크뉴스 2024.05.13
20592 중랑구 면목3·8동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양재2동, 개포2동 미지정 랭크뉴스 2024.05.13
20591 자리 널널하더니 “으악!”…경의중앙선 탔다 ‘깜짝’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5.13
20590 어촌 국·공유지에 ‘기회발전특구’ 조성…2027년 바다생활권 매출 50조 목표 랭크뉴스 2024.05.13
20589 선방위 접수한 ‘넘버3’ 강경파…“충성 인정받으려 요란한 칼질” 랭크뉴스 2024.05.13
20588 돼지 신장 첫 이식 미국 60대, 두 달 만에 사망 랭크뉴스 2024.05.13
20587 경로잔치서 쓰러진 60대…의사 출신 김해시장이 응급처치 랭크뉴스 2024.05.13
20586 출근길 쌀쌀, 낮은 최고 26도···일교차 주의 랭크뉴스 2024.05.13
20585 포천서 오토바이가 옹벽 받아…뒷좌석 여성 사망·운전자 중상 랭크뉴스 202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