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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소득세 3년 100% 이후 2년 50% 면제
산단 부지 3.3㎡당 50만원대 10년 전과 비슷
“사람 뽑기 어려워, 새만금청서 구인 도움 줘야”
8일 전북 군산 새만금개발청에서 바라본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박수지 기자

지난 8일, 듬성듬성 들어선 공장 건물 사이로 크레인이 분주하게 공장 뼈대를 세우고 있었다. 아직 빈 곳이 더 눈에 띄는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지만, 넓게 펼쳐진 간척지는 이미 70개 넘는 기업으로부터 ‘완판’된 상태다. 그런데도 기업들은 “이 정도 땅으로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정부는 바다를 메워 땅으로 만드는 일을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오는 10월 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30여년간 애물단지 취급받던 새만금의 달라진 풍경이다.

전북 군산·김제 등에 걸쳐진 새만금은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409㎢(1억2370만평)로 광활하다. 이 가운데 산업단지 면적만 18.5㎢(560만평)에 이르는데, 9개 공구로 나뉜 산단에서 매립이 끝난 1·2·5·6공구(면적의 약 44%)는 85%가 분양됐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이날 현장에서 “자투리땅을 빼고는 모두 분양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제는 다른 지역에서 새만금의 투자 유치 경험을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껏 새만금 산단에 투자금액은 누적 14조8천억원(기업 77곳)인데, 이 가운데 10조1천억원(42곳)이 지난 1년7개월간 이뤄졌다. 분야별로 보면 엘에스(LS)그룹(2조2천억원) 등 이차전지(22곳) 기업이 가장 많고, 신재생(15곳), 미래차(10곳), 첨단소재(5곳) 등이 뒤를 잇는다. 김 청장은 “조만간 한 중소기업과 850억원 규모 투자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고, 국내 10대 대기업 1~2곳과 1조~2조원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 외국계 기업과도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산업단지 조성현황. 새만금개발청 제공

최근 2년새 새만금에 투자가 쏠린 것은 파격적인 세제 혜택 영향이 가장 컸다. 새만금 산단은 2022년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서 법인세·소득세를 3년간 100%, 이후 2년간은 50% 면제받는다. 값싼 분양가도 강점이다. 산단 부지는 3.3㎡당 50만원대로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허가 등 절차를 거쳐야 할 수고를 덜어주는 원스톱지원센터를 통해 지원받는 것도 예비 입주 기업들에겐 장점이다. 현재 새만금 산단엔 28개 기업이 공장을 가동 중이고, 21개 기업은 착공에 들어갔다.

입주 희망 기업은 물론 입주를 확정한 기업에도 새만금의 추가 용지 확보는 중요한 문제였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백광산업의 장영수 대표는 올해 상반기 3만평 부지에 공장을 지은 뒤, 내년엔 2만평을 추가 투자하려는데 용지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향후 10년 내 새만금 내 100조원 투자유치도 가능하다 본다”며 “눈덩이를 굴리면 점점 커지는 것처럼 투자 유치를 키워가려면 기업들이 들어오고 싶어하는 부지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기본계획을 내년 중 다시 수립해 현재 새만금 전체 부지에서 9.9%를 차지하는 산업용지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새만금의 토지 용도는 농업 30.9%, 환경생태 20.3%, 산업 9.9% 등으로 지정돼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100% 농지 사용을 목표로 노태우 정부 때인 1991년 사업이 시작됐지만, 용지가 농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과 함께 수차례 기본계획이 변경되면서 농지 규모는 쪼그라든 상태다.

새만금 남북도로와 동서도로가 만나는 교차점. 새만금개발청 제공

기업들은 당장 ‘인력 확보’가 걱정거리다. 수소연료전지 국내 1위 기업인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산단에 공장을 완공한 뒤, 시운전 상태인데 내년부터 양산단계에 들어서면 추가 채용이 필요하다. 방원조 두산퓨얼셀 상무는 “인력 수급은 새만금 내 어떤 기업이든 고민일 것”이라며 “새만금개발청 및 군산시와 협의해 전북도 내 대학·고교와 채용협약을 통해 내년 1분기에 80명을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투자기업인 에코앤드림의 김민용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는 공장 운영을 시작할 예정인데, 사람 뽑기가 너무 어려워 새만금청에서 구인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했다. 기업들은 인프라가 부족한 새만금 환경을 고려해 직원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군산 시내 등에 복합 기숙사 건립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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