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80분 침묵하다 부모 통화 뒤에야 “소지품 놓고 왔다”
흉기 준비, 경동맥 공격 뒤 환복…계획범죄 정황 다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진행 검토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수능 만점’ 의대생 최모(25)씨가 재학 중인 대학에서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최씨가 소속된 서울 모 의과대학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부 징계 절차를 진행해 최씨를 징계할 방침이라고 9일 YTN이 보도했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본인 출석이 어렵더라도 징계는 진행할 수 있다”며 “대학이 문제를 알게 된 이상 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구속 상태인 최씨가 직접 징계 절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학교 차원의 징계 의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해당 의대 규정에 따르면 학교 안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뿐만 아니라 범죄를 저지른 학생도 징계 대상이다. 또 절차상 대면뿐 아니라 서면으로도 본인 진술을 들을 수 있으며 예외적으로 당사자 진술 없이도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한다.

앞서 인하대의 경우에도 2022년 캠퍼스 안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남학생 김모씨를 징계위 소집 없이 퇴학시킨 바 있다.

최씨가 소속된 의대의 징계 수위는 근신과 유기정학, 무기정학, 제적으로 구분되는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을 때 인하대 사례에 준하는 높은 수준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사거리 인근 15층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대학생 여자친구 A씨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한 남성이 투신하려고 한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파출소로 옮겨진 최씨는 ‘왜 투신하려 했느냐’는 경찰의 추궁에 80여분간 침묵하다 부모와 통화하고 난 뒤에야 “평소 복용하던 약 등 소지품을 옥상에 두고 와서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최씨의 소지품을 찾으러 해당 건물을 다시 찾았을 때 숨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최씨의 범행 은폐 시도로 피해자는 80여분간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이후 경찰은 최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계획살인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범행 2시간 전 경기도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피해자를 불러냈다. 범행 당시에는 마치 급소를 노린 듯이 경동맥이 흐르는 피해자의 목 부위를 수차례 찔렀고, 이후 미리 준비해 간 옷으로 갈아입었다.

최씨는 지난 8일 법원의 영장발부로 구속됐다. 최씨 측 변호인은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이후 취재진에게 “최씨가 오랫동안 계획한 범죄는 아니지만 (범행을) 계획했다. 우발범죄는 아니다”라고 인정한 바 있다.

경찰은 최씨의 범행 동기와 배경을 규명하기 위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10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최씨를 면담한 뒤 진술 분석을 거쳐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최씨 및 주변인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통해 구체적 범행 경위를 파악하고 구속기간 만료 전인 다음 주 중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549 1989년 전옥주도, 1996년 비구니 피해자도 말했다…협박·외면 딛고 44년 만에 ‘사실’이 된 피해[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②] 랭크뉴스 2024.05.13
20548 [인터뷰] “테슬라도 사로잡았죠” 日 장악한 車 ‘베어링 볼’ 국산화 성공한 NBG 랭크뉴스 2024.05.13
20547 김건희 여사에 명품 가방‥최재영 목사 피의자 소환 랭크뉴스 2024.05.13
20546 어른들의 이념 논쟁에 전남 능주초, 정율성 흉상 철거 랭크뉴스 2024.05.13
20545 "주택가격 상승기 양도세 강화, 집값 더 올렸다" 랭크뉴스 2024.05.13
20544 ‘노후車·카드공제·ISA’는 꼭 통과시켜야 하는데… 기재부 애타지만 대답 없는 국회 랭크뉴스 2024.05.13
20543 러, 사흘 새 하르키우 마을 9곳 장악…국방장관 교체 랭크뉴스 2024.05.13
20542 "다음주부터 병원·약국 갈때 신분증 꼭 챙기세요"…환자 본인확인 절차 강화 랭크뉴스 2024.05.13
20541 이남순 “여자로서 끝났다” 몸도 마음도 깊숙히 꿰뚫은 그날의 상처…“44년 만에 겨우 편안해졌다”[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②] 랭크뉴스 2024.05.13
20540 [단독]채 상병 사망 이틀 뒤 “말씀하신 수사계획서 첨부” e메일로 자료 받은 대통령실 랭크뉴스 2024.05.13
20539 “이거 보면 ‘아아’ 못 마셔”…곰팡이 범벅 카페 제빙기 랭크뉴스 2024.05.13
20538 [사설] 위헌 논란에 국민 절반 반대… 누굴 위한 25만 원인가 랭크뉴스 2024.05.13
20537 액상담배 과세 확대하나…'합성니코틴 규제' 논의 속도 랭크뉴스 2024.05.13
20536 [K의료기기 프론티어] ‘자동 인공호흡기 AI’ 개발한 딥메트릭스 “미국 대형 병원서 검증, 시장 진출 속도 빨라져” 랭크뉴스 2024.05.13
20535 캐나다 서부 산불 확산…수천 명 대피령 랭크뉴스 2024.05.13
20534 노란불 본 '딜레마존'서 달리다 쾅…대법 '무죄→유죄' 뒤집었다 랭크뉴스 2024.05.13
20533 ‘고가 가방 의혹’ 검찰 수사 ‘속도’…오늘 최재영 목사 소환 랭크뉴스 2024.05.13
20532 원재료부터 완성품까지… 전기차 생태계 장악하는 中 랭크뉴스 2024.05.13
20531 김수미 지분 회사 시끌…‘꽃게대금 미지급’ 승소했지만 랭크뉴스 2024.05.13
20530 ‘다 짓눌러 박살’ 광고에 ‘여론 박살’난 애플 결국 사과 랭크뉴스 2024.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