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충남 천안의 한 식당 운영하는 A씨
지난해 12월 딸 성추행한 동네 노인
경찰 신고하자 '무고죄' 맞고소 당해
찾아와 협박해도... 구속영장은 기각
지난해 12월 충남 천안의 한 식당에서 80대 남성이 일곱 살 아이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식당에서 일곱 살 아이를 성추행한 80대 남성의 구속영장이 기각돼 피해 어머니가 도움을 호소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7세 여자아이가 80세 넘은 노인에게 성추행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충남 천안의 한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7세 딸을 키운다는 글쓴이 A씨는 "지난해 12월 30일 딸에게 80세가 넘은 노인이 여기저기 만진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건 당일 A씨는 아직 영업시간이 아닌 이른 아침, 방학을 맞은 딸과 함께 식당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이때 A씨 모녀와 같은 동네에 살며 일면식이 있는 B씨가 가게를 찾았다. B씨는 2시간 가량 가게에 머물며 맥주 4,5병을 마셨다. A씨는 장사 준비에 바빴고, 그 사이 A씨의 딸과 B씨는 등진 상태로 각자 식사를 계속했다.

이후 B씨가 가게를 나가자 딸은 A씨에게 "엄마, 아까 할아버지가 엉덩이랑 가슴을 만지는데 기분이 되게 나빴어"라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아이가 예뻐서 엉덩이를 토닥거린 수준일 거라 여겼지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후 경악했다. CCTV에는 B씨가 A씨 딸을 서슴없이 추행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영상에서 B씨는 몸을 돌려 A씨 딸 재킷 안에 손을 넣고 한참동안 가슴을 문지르고 주물렀다. 아이가 불편한 듯 손을 빼내려 하자 B씨는 아이의 팔과 어깨, 등을 쓰다듬었다.

A씨는 B씨를 아동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지난 2월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A씨 가게에서 불과 600여m 거리에 거주하는 B씨는 3월 A씨를 찾아와 위협했다. A씨는 "B씨가 가게로 찾아와 '젖도 없는데 젖을 만졌다고 하느냐', '사기꾼 X아, 돈 뜯어가려고 그러느냐', '가만두지 않겠다', '무고죄로 신고하겠다' 등 폭언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를 무고죄로 신고하기도 했다. 다만 A씨는 무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B씨가 수시로 협박하자 A씨는 경찰에 불안을 호소했다. A씨는 "(B씨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어 마주칠 가능성이 200%"라며 "딸은 가게 문을 열었다가 B씨가 보이면 문을 닫고 숨는데, 딸이 나가지 못하도록 말리면서 버텼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이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고령이고 거주지가 확실해 도주 우려가 없으며 재범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8일 영장을 기각했다.

B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자 A씨는 "이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검사실로 전화해 하소연했더니 고령이고 초범이라는 이유로 실형을 받을 일도 없다는 취지로 말하더라"며 "내가 원하는건 피해자와 피의자가 확실하게 분리되는 것과 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뿐인데 이조차 어렵다"고토로했다.

피해를 입은 딸의 근황도 전했다. A씨는 "딸은 정서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 20일부터 심리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아이를 더 이상 가게로 불러올 수가 없어서 집에 혼자 두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게 하고 있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린 아이만 계속해서 2차 피해를 입고 있는데 공권력이 조치해주는 게 아무것도 없다니 말이 안 된다", "사건이 공론화돼서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동성추행은 엄벌해야 한다" 등 분노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0474 ‘3연속 입틀막 경호’ 차장, 병무청장 ‘승진’…민주 “윤 대통령의 귀틀막” 랭크뉴스 2024.05.12
20473 이준석, 尹 회동 가능성 질문에 "0%다" 랭크뉴스 2024.05.12
20472 경찰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 소환 통보…‘채 상병 순직’ 수사 막바지 랭크뉴스 2024.05.12
20471 대통령실, 日 라인야후 사태에 "네이버가 구체적 입장 내놔야" 랭크뉴스 2024.05.12
20470 "4인가족 10만원대로 디저트까지"…'가성비 뷔페' 뜬다 랭크뉴스 2024.05.12
20469 김건희 여사에 디올백 건넨 최재영 목사 내일 조사 랭크뉴스 2024.05.12
20468 민주당 “이재명 연임이 정권교체 지름길···추대하자” 랭크뉴스 2024.05.12
20467 윤 대통령, ‘입틀막’ 당시 경호차장 병무청장에 임명···민주당 “경질 대신 승진?” 랭크뉴스 2024.05.12
20466 ‘채상병 사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13일 경찰 조사 랭크뉴스 2024.05.12
20465 ‘디올백 수사팀’은 김건희 여사를 불러 조사할까? [The 5] 랭크뉴스 2024.05.12
20464 오로라는 추운 북쪽? ‘대폭발’에 멕시코서도 봤다, 한국은 빼고 랭크뉴스 2024.05.12
20463 유승민·한동훈, 지지층 중심 ‘전대 출마’ 군불 때기 랭크뉴스 2024.05.12
20462 55년 영공 지킨 ‘팬텀’ 마지막 순례 동행 취재 랭크뉴스 2024.05.12
20461 "회사 다니지, '내 집'도 없지"…맞벌이 부부 '딩크족' 더 늘었다 랭크뉴스 2024.05.12
20460 멍때리기 대회 3등 곽윤기… “온전히 쉬고 싶었다” 랭크뉴스 2024.05.12
20459 "2천명 논의·근거 없었다" vs "2035년 1만명 부족 꾸준히 언급" 랭크뉴스 2024.05.12
20458 대통령실, 일 정부 지분매각 압박 아니라며 “예의주시” 랭크뉴스 2024.05.12
20457 태국 파타야서 한국인 납치 살해…한국인 용의자 3명 추적 중 랭크뉴스 2024.05.12
20456 기업 부진·부동산 침체…전국 지자체 재정자립도 ‘뚝뚝’ 랭크뉴스 2024.05.12
20455 "文 전 사위 모친 목욕탕 찾아가 겁박" 친문계 주장에…검찰 "사실무근 허위" 랭크뉴스 202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