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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라인야후 이어 삼각 압박 가세
총무성 '분노', 자민당 "일본 인프라여야"
"7월 지분 조정 목표… 협상 난도 높아"
미야카와 준이치 일본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가 9일 2024회계연도 3월 결산 설명회에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유튜브 캡처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LINE)' 운영사 라인야후의 대주주 소프트뱅크가 9일 라인 사태와 관련해 "네이버가 지금처럼 라인야후의 모기업이 아니었다면 소송까지 갈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의 '자본 관계 재검토' 행정지도를 정당화하며 네이버와 지분을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라인야후가 전날 '네이버와의 결별'을 공식화한 데 이어 소프트뱅크, 일본 정부, 라인야후가 삼각 편대로 네이버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소프트뱅크·네이버, 지분 조정 합의 못해"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023 회계연도 실적 발표 결산 설명회에서 "네이버와 지분 조정에 대해 협의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네이버가 대주주라서 생긴 문제라고 주장했다. 미야카와 CEO는 '네이버와의 기술 위탁 관계를 정리하면 지분 비율까지 조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
만약 (위탁업체와의) 자본 관계가 지금과 다른 상황에서 같은 이슈가 발생하면 소송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라며 "(네이버와 라인야후가) 모기업과 자회사 관계인 점이 행정지도의 시작이었다"
고 말했다.

일본 도쿄의 한 시민이 9일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소프트뱅크 본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는 일본 총무성 입장과 일치한다. 총무성은 지난 3월 5일과 지난달 16일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는데, 라인야후가 위탁업체이자 대주주인 네이버에 대한 관리·감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총무성은 위탁업체가 대주주인 경우 정보 관리 강화를 요구하기 어렵다고 봤다"며 "네이버와 라인야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은 물론,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압박한 이유"라고 전했다.

라인야후의 대주주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A홀딩스'로, 사실상 네이버, 소프트뱅크가 대주주다.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라인야후에서 약 52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뒤 라인야후의 안전 관리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네이버의 대주주 지위 변경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사히는 "
안전 관리 대책에 대한 구체성이 없어 (라인야후가) 총무성을 분노하게 했다
"고 보도했다.

"기술 격차에 네이버 의존도 줄이기 어려워"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소프트뱅크의 압박은 일본 정부, 라인야후의 지원을 발판 삼아 네이버와의 지분 조정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야카와 CEO는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개선책을 제출하라고 정한 시한인) 7월 1일을 (협상 타결) 목표로 한다"면서도 "협상 난도가 높아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CEO 선에서 1 대 1 협상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야카와 CEO는 "
두 회사의 CEO 간 논의에서는 '어떻게든 해결하자'는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며 "네이버가 협상에 소극적이지 않다"
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라인야후를 '완전한 일본 기업'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사히는 집권 자민당 일부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라인야후는) 명실공히 일본 인프라가 아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분 조정을 해도 네이버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일본의 디지털 정책 전문가인 사토 이치로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는 아사히에 "라인야후가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네이버와의 기술력 격차가 커 1, 2년 안에 (격차를) 메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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