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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명 사용하는 라인
일본에 빼앗기는데도
소극적 행보에 의구심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8일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 독립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일본 정부의 탈네이버 압박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가 대주주인 네이버 지우기를 시도하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라인을 글로벌 서비스로 공들여 키워놓고는 일본에 빼앗길 위기인데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네이버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네이버의 침묵이 사업 효율화를 위해 라인 관련 지분을 정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이미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고 있다.


9일 IT 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성장시킨 글로벌 서비스를 일본 기업이 빼앗아가는 이른바 ‘라인 사태’를 두고 ‘IT 경술국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 개발자는 “그나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한국인 이사까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라인야후는 더이상 한국과 관련 없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국내 최대 IT 기업이 외풍에 속수무책인 게 놀랍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자본결정은 중장기적인 전략 관점에서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되풀이 중이다. 이에 네이버의 소극적인 행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을 통해 펼칠 수 있는 글로벌 서비스가 많은데도 주도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은 IT 서비스 수요가 한정돼 중장기 성장을 위해선 글로벌 진출이 필수다. 라인은 일본에서 1억명 이상이 사용하며 사실상 독점 메신저이고, 대만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가 인공지능(AI)이나 커머스 등 자사 핵심 서비스를 라인과 결합해 글로벌에 진출시키면 단기간에 시장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네이버가 이런 이점을 포기하고 라인 지분을 매각할 경우 수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네이버가 가진 라인의 지분 가치를 8조원대로 추정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최종적으로는 10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로선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네이버가 현재 라인야후를 통해 얻는 이익이 미미하기 때문에 지분 정리가 더 이득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가 애초에 라인 지분을 정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었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가세해 ‘한일전’ 양상으로 격화하면서 입장 표명이 난처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 1분기 자회사 스노우 지분과 관련해 라인야후와 지분 구조조정 거래를 단행한 바 있다. 네이버는 100억원가량의 실익을 얻기 위해 스노우의 세무 구조를 합리화했다고 설명했지만 라인야후와 라인 지분 정리를 위한 협상 과정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라인 지분 정리가 네이버의 경영계획 중 일부라면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명분이 작아진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자국 기업화를 공식화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회에서 “A홀딩스(라인야후 지주사) 이사회 비율은 소프트뱅크가 더 높고 이미 우리가 컨트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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