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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급여 반납 자구책 역부족
급여 미지급·휴업 등 속출 우려
“건보 청구액 선지급 등 대책 시급”
이어지는 전공의 집단행동…줄 지어 있는 빈 병상. 연합뉴스


전공의 이탈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경영난에 빠진 상급종합병원들이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의료계는 건강보험 청구액 선지급 등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2~3개월 내 문을 닫는 병원이 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승범 상급종합병원협의회장은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병원마다 약간씩 다르겠지만 2~3개월 안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병원이 더 나올 것”이라며 “이미 희망퇴직을 받고, 병동을 닫고 있기 때문에 점점 진료 기능이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상급종합병원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현재 상급종합병원 존폐가 불투명한 위기 상황으로, 환자로 보면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현재 상급종합병원들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직원 희망퇴직과 급여 반납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무급휴가나 성과급 반납 등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앞서 경희의료원은 오주형 의료원장 명의 이메일을 통해 “3월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지만 매일 억단위의 적자 발생으로 누적 손실 폭이 커지며 의료원의 존폐 가능성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당장 6월부터 급여지급 중단과 희망퇴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김진상 경희대 총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성원 급여지급 중단 계획은 전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보직수당이나 교원성과급 등 자진 반납을 검토하는 등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대병원은 이미 500억원 규모였던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1000억원으로 늘리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간호 인력을 중심으로 무급휴가 신청도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도 무급휴가와 함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대병원과 조선대병원 등 지역 병원들은 입원병동을 통폐합해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르면 2개월 안에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거나 휴업에 들어가는 병원이 여럿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서울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대학도 벚꽃 피는 순서로 무너지듯이 지방대학병원이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2개월 안에 급여를 주지 못해 지방에서는 문 닫는 병원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병원들은 정부 도움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 회장은 “건보 청구액 선지급, 학교법인 기부채납 승인 등 특단의 정부 지원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재 분기별로 지급하는 건강보험 지급 주기를 선지급하면 병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이미 병원들이 유동성 위기에 도달했고, 앞으로 갚지 못하면 파산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빚을 내서라도 도와주고 장기적으로는 전공의에 의존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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