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선거 당선자총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꽃다발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추경호 의원은 9일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힘 108명이 단일대오로 똘똘 뭉치면 192석에 당당히 맞설 수 있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개헌 저지선을 겨우 넘긴 의석수로 거대 야권을 상대해야 하는 추 원내대표 앞에는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다는 평가다.
추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시험할 첫 관문은 지난 2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채상병 특검법’ 처리 문제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21대 국회에서 재표결에 들어갈 경우 당장 여당 내 이탈표를 단속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야당과의 원 구성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과 여당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오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이 국회에 재의 요구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재의결된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본회의에 출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18명 이상 이탈표가 나오면 국회 문턱을 넘게 되는 것이다. 낙천·낙선·불출마 등으로 국회를 떠나는 의원이 58명인 데다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찬성하겠다고 밝힌 의원들도 있어 표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될 경우 22대 국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주도권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22대 원 구성 협상 역시 난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미 국회의장은 물론이고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를 반드시 가져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2021년 원내수석부대표로서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했던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법사위 등 7개 상임위원장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의회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한 중진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가 장악한 민주당은 4년 전보다 훨씬 더 강경한 분위기라 원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 구성 협상이 교착될 경우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표결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라 4년 전 21대 국회 출범 직후 때와 마찬가지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수직적 당정 관계 재정립도 추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다. 추 원내대표는 “당정은 끊임없은 소통과 대화를 통해 산적한 민생현안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나 의정 갈등 등 일부 현안을 두고 정부와 다른 입장을 나타낸 의원들이 일부 있는 만큼 당정 갈등이 언제든 표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