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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소프트뱅크 본사 앞으로 직장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9일 자사와 라인야후를 공동 경영 중인 네이버 측 지분을 사들이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일본의 ‘네이버 지우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선 한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결산설명회에서 “라인야후의 요청에 따라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전략 관점에서 자본 재검토를 협의 중”이라며 “현 시점에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라인야후에 이어 소프트뱅크도 네이버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협상 사실을 공식화한 것이다.

미야카와 CEO는 “7월1일까지 합의하는 게 목표”라면서도 “난도가 높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7월1일은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대책을 제출하라고 정한 시한이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라인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 이후 두 번의 행정지도를 통해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등을 요구한 상태다.

라인야후 최대주주는 64% 지분을 가진 중간지주회 A홀딩스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 미야카와 CEO는 “지분을 얼마나 매입할지는 얘기가 되지 않았다”며 “한 주에서 전체까지 매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논의에 응하고 있다면서도 “매각 금액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라인은 일본에서 약 96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국민 메신저다.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도 진출해 전 세계 이용자가 2억명이 넘는다. 라인을 통해 모바일 페이, 웹툰 같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잃으면 글로벌 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네이버가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동력에 투자할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가치는 8조원 수준이다. 네이버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값을 충분히 받는다면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두 차례 행정지도가 정보 유출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 요구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오히려 라인야후를 완전한 일본 기업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는 데 힘이 실린다. 이날 일본 아사히신문은 집권 자민당 일부 의원이 라인야후에 대해 “명실공히 일본 인프라가 아니면 안 된다”며 엄격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정현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장(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를 묵과한다면 향후 한국 기업이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일본 정부의 조치와 소프트뱅크의 행태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강력한 항의와 반대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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