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로 만든 음식. AP=연합뉴스
미국에서 2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매미 떼가 나타날 것으로 예고되면서 매미를 이용한 각종 요리가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식용 곤충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매미는 나무에 있는 시끄러운 랍스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매미를 이용한 요리법과 이를 개발하는 셰프들을 조명했다.
우선 수년간 곤충 요리를 개발해온 뉴욕 셰프 조셉 윤의 '매미 김치'가 소개됐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매미를 통째로 양념과 버무려 발효액이 천천히 매미 껍질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김치를 만든다.
스페인식 토르티야에 매미를 볶은 뒤 양파와 감자를 넣어 만든 요리, 속을 매미로 가득 채운 파스타를 이용한 치즈 캐서롤도 그의 음식이다.
앞으로 6주간 미국 중서부와 남동부에 1조 마리 가량의 매미 떼가 출몰할 것이라는 예고에 윤은 "정말 멋진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미는 "랍스터나 새우 같은 것"이라며 "나는 매미를 그저 또 하나의 식재료로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실제 매미는 랍스터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곤충으로,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매미를 피하라고 권고했다고 NYT는 전했다.
매미를 식재료로 이용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메뚜기와 개미 등 곤충을 이용해 요리하는 시카고의 셰프 앤드루 잭 역시 식재료로서 매미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잭은 매미가 단백질은 물론 지방과 탄수화물 등 다른 영양분도 골고루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매미 떼 출현을 신선한 고품질 매미를 확보할 기회로 삼고, 매미를 갈아 으깬 뒤 소금을 넣어 발효시킨 요리를 시도할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매미가 살충제 등 화학물질에 오염된 토양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곤충 섭취는 충격적인 일로 여겨지지만, 전 세계의 약 20억 명 인구는 이미 곤충을 평범한 음식으로 먹어왔다고 NYT는 설명했다.
한편, 현지 외신들은 올여름까지 주기성 매미 2종이 함께 지상으로 올라와 활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코네티컷대의 곤충학자 존 쿨리는 이번에 나타날 현상을 매미와 아마겟돈을 합친 '매미-겟돈'이라고 부르며 전체 개체 수가 최대 1000조 마리까지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