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등 의혹, 해병대 채모 상병의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 요구를 반대하며 든 논리는 ‘특검은 기존 수사가 부실할 경우 도입된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들은 치열한 수사 끝에도 별달리 드러난 혐의가 없었거나,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김 여사 의혹 일부는 이미 문재인정부 당시 2년 반가량 표적수사가 이뤄진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의혹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지난 정부(에서)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깃으로 해서 검찰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특검 요구)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20년 10월 서울중앙지검이 상급자의 감독 없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을 수사할 수 있도록 지휘했다.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했고, 총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사건에 관여할 수 없었다.
검찰이 현재까지 김 여사에 대해 내린 처분은 없다. 윤 대통령은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정치 공세”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 채 상병 사건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특검 요구에 선을 그었다. 수사 부실 여부를 판단할 만한 때가 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지금 야당도 집권 시기에 특검 여론이 비등했을 때에는 늘 ‘봐주기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으로 반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갈등설이 불거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저와 20년 넘도록 교분을 맺어왔다”며 “언제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한 전 위원장에게 사퇴 요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바로 그 문제는 풀었고, 해소를 했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해선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이제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 성사와 관련해 제기된 ‘비선’ 논란에 대해서는 이날 질의응답이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