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의 미야카와 준이치 최고경영자(CEO)/유튜브 결산 기자회견 화면 갈무리

[서울경제]

네이버와 결별을 기정 사실화한 라인야후에 이어 라인야후 모회사(A홀딩스)에 네이버와 절반씩 지분을 투자한 소프트뱅크도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지배력을 더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미야카와 준이치 최고경영자(CEO)는 9일 소프트뱅크 결산 발표 기자회견에서 “네이버와 라인야후 지분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현 시점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도 “(A홀딩스) 지분을 100% 취득하면 여러 자유적인 선택지가 생기고, 앞으로의 전략 면에서도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0 몇 퍼센트 등이면 크게 변하는 게 없다”고 말해 더 큰 비중의 주식 취득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라인야후의 주식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세운 A홀딩스가 64.5%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개인 주주들이 쥐고 있다. 현재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라인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인터넷 대기업 네이버의 관리 감독이 미흡했다”고 지적하며 라인야후의 지나친 네이버 의존 개선 및 자본 관계 재검토(소프트뱅크의 A홀딩스 지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라인야후는 전날 결산 기자회견에서 유일한 한국인 이사인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이사회에서 제외하는 한편, 네이버와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야카와 CEO는 “맞출 수 있으면 결산일(9일)까지 합의를 맞추고 싶어 전날에도 네이버와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보류됐다”며 “7월 1일까지 합의하고 싶지만 난도가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7월 1일은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두 번째 행정 지도를 내리면서 자본관계 재검토 및 보안 관련 대책을 보고하라고 한 기한이다. 그는 지분을 얼마나 매입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안 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50대 50이기 때문에 한 주만 넘어와도 머저리티(majority·과반이상)이 된다. 1에서 100까지 회사 현금 흐름과 사업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총무성의 이례적인 자본관계 재검토 요청에 대해서도 “총무상이 강조한 것은 네이버의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 영향력이 커서 위탁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진다고 말하기 어려운 관계에 있다는 것”이라며 “위탁 관계를 ‘제로’로 만드는 것과 관련해 자본 관계는 안 건드려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는데 자회사(라인야후)로부터 강력한 요청을 받았기에 이를 물리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내에서 반발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이 문제에 결코 소극적이지 않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미야카와 CEO는 “(전날) 라인야후가 업무 위탁을 제로로 한다는 발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협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네이버가 자본이 큰 회사라 이런 저런 의견이 나오고 있고, 여러 사람이 교섭 중이라 하나의 입장이 아닐 수 있다”면서도 “적어도 CEO끼리는 ‘어떻게 해결하자’는 눈높이가 있고, 중장기적으로 라인야후의 성장에 가장 좋은 선택을 하자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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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email protected]),변수연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