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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추경호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선출됐다. 박민규 선임기자


4·10 총선에서 3선에 오른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이 9일 국민의힘의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108석의 소수 여당으로 192석의 범야권에 맞설 중책을 안았다. 정책 전문성과 정무적 감각이 있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관료와 현 정부 장관 출신이라 수직적인 당정관계를 바꿀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 원내대표 선거 결과 재석 102인 중 과반인 70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승리했다. 임기는 1년이다. 경쟁자인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4선)은 21표,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3선)은 11표에 그쳐 낙선했다. 추 의원이 지역(영남)과 인물 경쟁력에서 두 후보에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추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였던 2016년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에 출마해 여의도에 입성한 후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예산결산특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 간사를 맡았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전략기획부총장 , 원내수석부대표 등 주요 당직을 역임하며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일 처리를 했다는 당내 평가를 받았다. 야당에서도 추 원내대표가 정무적 감각이 있다는 인식이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았다. 대통령실과의 소통, 현 정부 정책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총선 패배 원인으로 지목된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꿀 수 있을 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찍힌다. 전년도에 기재부 장관을 하다 이듬해에 여당 원내대표로 온 데 대한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의 책임이 있는데, 이듬해 여당에서 예산 복원을 이끌게 된다는 것이다. 전임 주호영·윤재옥에 이어 대구·경북(TK) 출신이 3차례 연속 원내대표에 올라 ‘도로 영남당’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추 원내대표는 당선 후 회견에서 “정부에 있으면서 고위 당정대를 하면 당의 이야기를 적극 수용하고 반영한 것이 많다”며 “심야에도 (정부와) 전화하고 소통하면서 접점을 만드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TK에서 계속 원내사령탑을 맡은 것에 대해선 “꽃길 같았으면 다른 지역 의원이 이끌었으면 했다. 다들 독배라고 하는데 이럴 때 TK가 무거운 짐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추경호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선출됐다. 박민규 선임기자


추 원내대표는 압도적인 여소야대 속에 ‘찐명’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상대하게 됐다. 당장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이달 말 재투표가 진행되면 당내 이탈표를 관리해 부결시킬 과제를 안았다. 원 구성 협상에서 대통령실을 상대하는 운영위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기 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의 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는 민주당에 맞서야 한다.

국민의힘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전 원내대표, 이종배 후보, 추 신임 원내대표, 송석준 후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박민규 선임기자


22대 국회에서도 채 상병 특검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192석의 절대 과반을 앞세운 야권의 공세에 대응해야 한다. 108석 중 8명 넘게 이탈하면 거부권 효력이 무너지는 상황이다. 이번 원내대표를 두고 ‘독이 든 성배’란 표현이 나오고, 임기를 채우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추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당선 소감에서 당선인들을 “치열한 전장에서 살아남은 정예 요원들”로 표현하며 “192석의 거대 야당이 틈새를 계속 노릴 텐데, 108명이 단일대오로 똘똘 뭉쳐서 가자”고 말했다. “헌법상 108석의 무기는 대단한 것”이라며 “절대 기죽지 말고, 함께 해나가면 잘할 수 있다. 국가 미래의 명운을 바로잡고 지켜야 한다”고도 했다. 대야 투쟁을 위해 단합을 강조한 것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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