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 신축 H아파트가 1차 사전 점검 당시 5만8000건에 달하는 하자를 지적받았다. 사진은 아파트 콘크리트 외벽이 휘어진 모습. 황희규 기자
9일 오전 11시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 내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 현장. 건물 외관 공사가 끝났는데도 외벽이 휘고 벽면이 뒤틀린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건물 옥상을 보니 실외기실 슬라브가 내려앉는가 하면 계단 곳곳에선 파손된 타일이 발견됐다.

고영한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 대표는 “집마다 하자가 평균 150~200건 나오고 공용하자가 부지기수”라며 “명확한 검증 절차 없이는 준공 승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입주 예정 주민이 많다”고 말했다.



하자 5만8000건 접수…“역대급 하자”
창과 창틀에 틈새가 생긴 무안의 신축아파트. 뉴시스
800여 세대인 이 아파트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하자가 역대급으로 발생하자 준공 승인에 반대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기준 국내 4위(시공 능력 평가)건 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를 총괄했다고 한다.

하자 내용은 일부 건물 외벽이 휘고, 실외기실 천장이 내려앉는 현상이 주로 지적됐다. 또 건물 창문과 바닥의 틈새 벌어짐 등을 문제 삼는 입주 예정자도 많다.



“화장실 천장서 인분 나왔다” 말까지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 한 신축 H아파트가 1차 사전 점검 당시 5만8000건에 달하는 하자를 지적받았다. 사진은 아파트 콘크리트 외벽이 휘어진 모습. 황희규 기자
집안 내부도 벽면 수평이 맞지 않거나 천장 구조물이 휘어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입주 예정자 김모씨는 “벽지 하자를 신청한 한 가구는 기존 벽지와 전혀 다른 색으로 보수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하자점검 당시 참여한 관계자에 따르면 ‘화장실 천장에서 오물이 나왔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다.

무안군에 따르면 아파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사흘간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1차 사전 점검을 진행했다. 이때 온라인 접수로만 5만8000건 접수됐다.

고 대표는 “당시 사전점검 날짜도 하자 보수를 어느 정도 마치기 위해 2주를 미룬 것이어서 입주자 불만이 더 컸다”며 “온라인 접수가 아닌 서류 접수까지 합치면 하자가 6만건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입주자들 “준공허가, 내주지 말라”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 한 신축 H아파트가 1차 사전 점검 당시 5만8000건에 달하는 하자를 지적받았다. 사진은 건물 내부 계단 타일이 깨지고 집안 내부 천장 구조물이 휜 모습. 독자 제공
입주 예정자들은 무안군 누리집(홈페이지)에 120개가 넘는 민원글을 남기며 ‘준공허가를 절대 해주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아파트 무너져서 사람이 죽어야 말을 듣죠?’, ‘건설사의 횡포를 막아주세요’, ‘준공 승인을 멈춰주세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무안군은 입주 예정자 항의가 빗발치자 전남도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9일에는 분야별 전문가 12명이 참여한 ‘전남도 아파트 품질점검단’을 투입해 실태를 파악했다. 전남도는 전문가를 통해 개별적인 하자를 파악, 이날까지 무안군 측에 통보할 방침이다.



전남도, “하자 점검 결과 통보”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 한 신축 H아파트가 1차 사전 점검 당시 5만8000건에 달하는 하자를 지적받았다. 사진은 아파트 콘크리트 외벽이 휘어진 모습. 황희규 기자
무안군은 ‘전남도 아파트 품질점검단’ 활동 결과를 토대로 시공사 측에 하자 보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중대 하자가 발견되면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주 예정자 60여명은 이날 아파트 정문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시공사 측이 면담을 신청하자 보류했다. 이날 시공사 측은 “하자는 보수하고, 안전 점검도 하겠다”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133 버핏, 작년부터 비밀리에 사들인 주식은 보험사 ‘처브’ 랭크뉴스 2024.05.17
21132 [이태규 칼럼] 총장은 사직하라, 그게 검찰을 위한 길 랭크뉴스 2024.05.17
21131 미국 '관세 폭탄'에 커넥티드 차량 금수까지... '눈에는 눈' 중국 맞불 놓나 랭크뉴스 2024.05.17
21130 ‘1% 확률’로 깨어난 특전사…근육 다 빠진 상태서 힘겹게 경례 랭크뉴스 2024.05.17
21129 뒤늦은 결혼식 앞둔 마동석 "예정화, 가난한 시절부터 함께" 랭크뉴스 2024.05.17
21128 ‘드럼통 살인’ 피의자 “차에서 몸싸움 중 목졸라” 진술 랭크뉴스 2024.05.17
21127 네이버에 “라인 넘겨라”…일본의 미국 따라하기 [왜냐면] 랭크뉴스 2024.05.17
21126 미, 인플레 둔화에 ‘9월 금리인하’ 기대 고조…한은 행보는? 랭크뉴스 2024.05.17
21125 美백악관 "미국의 2차 차이나쇼크 막고자 중국산에 관세 부과" 랭크뉴스 2024.05.17
21124 남편-상간남 '릴레이 고소'…공무원 아내 '불륜'이 부른 막장극 랭크뉴스 2024.05.17
21123 "야생에서 자유롭게"…세계 최초로 공영 동물원 다 없앤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5.17
21122 MS, 자체 개발 AI 칩 '코발트 100' 내주 출시…"성능 40% 향상" 랭크뉴스 2024.05.17
21121 '대통령 가족·측근 수사방해 의혹' 페루 내무장관 사임 랭크뉴스 2024.05.17
21120 5개월만에 잠행 깬 김여사…대통령실 "정상 배우자 역할 계속"(종합) 랭크뉴스 2024.05.17
21119 美하원 외교위,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안 가결…올해는 재입법되나 랭크뉴스 2024.05.17
21118 교사에게 "당신 딸 별일 없길 바란다면…" 학부모 '협박 편지' 섬뜩 랭크뉴스 2024.05.17
21117 인위적 교통정리에 반감, '극명' 독주도 부담.... 거침없던 이재명에 제동? 랭크뉴스 2024.05.17
21116 박성재 "내 권한", 이원석 "가시밭길"... 장관·총장의 '언중유골' 배틀 랭크뉴스 2024.05.17
21115 법원 결정 불복하고 집단행동 이어가겠다는 의사들 랭크뉴스 2024.05.17
21114 與 뉴페이스 만난 尹…'경청모드'로 당정소통 확대 랭크뉴스 202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