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내일(10일)은 법원이 정부에 요청한 '의대 증원 근거 자료' 제출 시한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이 정부에 의대 2천 명 증원을 논의한 회의록 일체를 제출하라고 요청하면서, 증원 결정 당시 정부 위원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와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의사단체가 참여한 의료현안협의체, 교육부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 등이 대상입니다.

특히, 의료계는 보정심과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이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와 회의록 존재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KBS는 정부가 전격적으로 의대 증원을 발표한 2월 6일로 돌아가, 당시 보정심 회의에 참석했던 위원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알아봤습니다.

■ "'2천 명 증원'에 위원 4명 크게 반발…4대 16통과 뒤 바로 증원 발표"

지난 2월 6일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로 '2,000명'이라는 숫자가 처음 등장한 날입니다.

당시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석한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에선 의대 입학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딱 2천 명 늘린 '의대 증원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당시 보정심 회의 참석자들은 증원 자체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A 위원은 "2천 명이라는 숫자에 우려를 표한 분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큰 규모로 증원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있었다"며 "하지만 증원 자체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인 B 위원도 "당일 의협 측에선 참석을 안 했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것에 대해서 크게 반대하는 위원들은 없었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천 명이라는 증원 규모와 논의 과정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 위원은 "비공개 회의가 시작되면서 기자들이 모두 나갔고 그 이후에 (회의 자료로) 종이가 한 장 올라왔는데, '2025학년도에 2천 명을 증원한다'라고 쓰여있었다"면서 "'이게 무슨 근거냐', '무슨 회의를 이렇게 진행하느냐', '이렇게 확정되면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C 위원은 당시 20명이 참석한 현장에서 증원 규모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위원이 4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C 위원은 "반대 의견을 낸 4명이 심하게 반발했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은 '반대 의견 4명에, 나머지 16명은 찬성하니 4대16으로 통과하는 걸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곤 나가버렸고, 그대로 기자회견에서 '2천 명 증원'에 대해 발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의사인력 전문위원회에선 "증원 숫자 의견 나눴고 결정하지는 않아"

보정심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는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회의가 격주로 열렸습니다.

의사인력 전문위에 참석했던 위원들은 전문위에서도 증원 규모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다양한 증원 숫자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전문위에 참석한 한 위원은 "어떤 분은 3백, 어떤 분은 5백, 천 명, 2천 명 이런 식으로 의견을 나눴고 어느 정도 선에서 증원이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전문위에서 뭔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한 위원도 전문위 회의에서 "의대 증원부터 시작해서 늘린 정원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등 여러 요소에 대해 발제를 하고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위원은 "증원 숫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몇 명 하겠다는 논의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갑자기 천 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이런 의견들을 막 물어봐서 정해놓고 하는 거냐고 반발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즉, 의사인력 전문위 회의에서는 2천 명 증원 규모를 안건으로 정하지는 않았고, 증원을 비롯한 여러 논의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정부, 내일 법원에 '증원 근거 제출'…법원이 판단에 '주목'

현재 정부가 보정심과 의사인력 전문위 회의 기록을 온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위원회에 참석했던 위원들의 기억에 의하면, '2천 명 증원'에 대해선 토론이나 위원 간 협의가 이뤄진 걸로 보이진 않습니다.

회의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에 증원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위원들과 함께 증원 규모의 구체적 근거를 논의하고, 결정했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정부가 법원에 어떤 기록들을 제출할지 아직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내일 자료 제출이 마무리되면 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의대 증원의 과학적 근거 여부를 따져볼 겁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석 달째 진통을 지속해 온 '의대 증원' 문제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예상됩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860 '부처핸섬' 국내선 뜨거운데‥말레이·싱가포르 '발칵'? 랭크뉴스 2024.05.23
15859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어쩌다 좌초했나[문지방] 랭크뉴스 2024.05.23
15858 "이런 대통령 어찌 믿고 군대가나" 박대령 경북대 후배들 '절망' 랭크뉴스 2024.05.23
15857 피 흘리는 이스라엘 여군 희롱도…하마스 납치 영상 랭크뉴스 2024.05.23
15856 방심위, '이재명 피습' 조선·문화일보 유튜브 영상물 '문제없음' 의결 랭크뉴스 2024.05.23
15855 ‘오픈채팅’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 역대 최대 151억 과징금 ‘철퇴’ 랭크뉴스 2024.05.23
15854 고물가에 쪼그라든 가계…가구 실질소득 7년 만에 최대 감소 랭크뉴스 2024.05.23
15853 "김호중, 깡패라 으스대며 무차별 폭행"…학폭 의혹 터졌다 랭크뉴스 2024.05.23
15852 ‘개통령’ 강형욱, 5일째 침묵…폐업 수순에 ‘갑질’ 증언 쏟아져 랭크뉴스 2024.05.23
15851 출범 1주년 한화오션… 적자 벗고 주력사로 성장 랭크뉴스 2024.05.23
15850 맞선부터 결혼까지 '평균 9일'…국제결혼 통계 내보니 "소득·학력 상향평준화" 랭크뉴스 2024.05.23
15849 종착역 아닌데 "모두 내리세요"…승객 하차시킨 지하철 기관사, 왜 랭크뉴스 2024.05.23
15848 변화하는 국제결혼 중개…대졸 남성·30대 이상 배우자 늘어 랭크뉴스 2024.05.23
15847 "아내 속옷 거래하는 척"... '서울대 N번방' 어떻게 잡혔나 랭크뉴스 2024.05.23
15846 '음주 뺑소니' 결국 영장‥"10잔 정도 마셨다" 랭크뉴스 2024.05.23
15845 카카오 ‘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151억원 ‘철퇴’ 랭크뉴스 2024.05.23
15844 금통위 "물가 상방 압력 증대…영향 크지 않을 것" 랭크뉴스 2024.05.23
15843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올해 성장률 2.1%→2.5%로 상향 랭크뉴스 2024.05.23
15842 [속보] 최소 6만5천명 정보 유출한 카카오 과징금 151억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4.05.23
15841 노출될 것 알면서 "총선 내 잘못"…일일이 포옹한 '尹 만찬정치' 랭크뉴스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