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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교수 “전형적인 계획 살인과는 거리”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교제살인범 최모(25)씨에 대해 “죽겠다는 위협으로 피해자를 통제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죽이겠다는 위협도 위험하지만 자기가 죽겠다고 위협하면서 상대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도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일종의 스토킹의 연장선상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동 강남역사거리 인근 15층 건물에서 동갑내기 대학생 여자친구 A씨를 살해한 혐의로 8일 구속됐다. “억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친언니”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피해자의 SNS 계정에 댓글을 달아 “동생이 가해자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갑자기 ‘죽고 싶다’며 옥상에 수차례 뛰어내리려 했다. 동생은 착한 마음에 (가해자가) 죽으려는 걸 막다가 계획범죄에 휘말려 죽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최씨가) 피해자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계속적으로 자살위협을 하면서 피해자를 오도 가도 못 하게 해, 이별도 쉽게 통과하지 못하게 통제했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교수는 계획 살인 여부에 대해선 “본인이 계획했다고 시인했다는데 앞으로 계속 따져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계획 살인을 하려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선택하는데 이번 사건은 밀집된 강남, 오후 5시에 일어났다”며 “전형적인 계획 살인, 예컨대 완전 범죄를 꿈꾸는 살인 사건하고 동질적이냐 하는 부분에서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에게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이 보이는가’라는 진행자 물음에는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피하거나 상대를 통제하기 위해 계속 자살극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통제 욕구는 일반 남성들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현실적인,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여자친구를 통제하면서 충족시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주 삐뚤어진 욕망”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교제 살인과 같은 관계성 범죄 피해가) 매년 30%씩 증가하는데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이 점점 취약해지는 것이 성숙하지 못한 상황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런 걸 막으려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해야 하는데, 국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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