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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에겐 "죄송하다, 우발범죄 아니다"
온라인엔 피의자 관련 신상공개 줄 이어
지인들 "가해자-피해자는 중학교 동창"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 고층 건물 옥상에서 연인을 살해한 서울 사립대 의대생이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피해자를 만나기 전 흉기를 미리 준비하는 등 범행이 계획적이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살해당한 피해자는 이 의대생과 중학교 동창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계획범죄 맞다" 시인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후 3시 30분부터 살인 혐의를 받는 A(25)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오후 2시 38분쯤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A씨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검은색 상의에 운동복 차림의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느냐' '범행 계획을 언제부터 세웠느냐' 등 쏟아지는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고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만 "죄송하다"고 답했다.

A씨는 6일 오후 4시쯤 서초구 서초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를 불러내 대화하다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옥상에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구조했는데, 이후 "약이 든 가방 등을 두고 왔다"는 그의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발견했다. 조사 단계에서 A씨는 피해자의 이별통보에 범행을 했다고 시인했다. A씨는 2018학년도 수능 만점자였고, 서울 소재의 명문대 의대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계획범죄 의혹도 사실로 드러났다. A씨의 국선변호인은 이날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계획한 범죄는 아니지만, 계획했고 우발범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A씨는 범행 두 시간 전 집 근처인 경기 화성시 대형 마트에서 흉기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장소는 일반인들에게 개방돼 왔지만, 엘리베이터로 바로 갈 수 없어 별도 통로로 거쳐야 접근할 수 있는 곳이어서 사전 준비 의혹이 나오고 있다.

동창생이었던 가해자-피해자

8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살해한 건물 옥상 입구. 김태연 기자


온라인상에는 A씨의 신상이 발 빠르게 퍼지며 그에 대한 온갖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A씨가 다녔던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족보를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A가 불성실하게 참여해 평소 평판이 좋지 않았다"거나 "기수 열외를 당했다"는 글이 연이어 게시됐다.

본보는 중·고교·대학 동창 및 후배 등 A씨의 지인 8명으로부터 그의 평소 행적을 전해 들었다. 그중 중학교 동창 두 사람은 A씨와 피해자가 같은 중학교를 다녔다고 확인해줬다. 경찰은 중학교 동창이었는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학교 동창 B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둘이 교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별다른 갈등이나 징후도 없었던 거 같은데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A씨와 고교에서 같은 반이었다는 김모(25)씨도 "작년부터 여자친구를 사귄 걸로 알고 있는데, 동창들 모두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에 유포된 평가와는 달리, A씨 지인들은 그가 학창 시절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다고 기억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항상 조용하게 공부만 했고 대학 시절에는 여행 다니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고교 동창 김씨는 "친구들이 장난을 쳐도 '허허' 웃으면서 넘어가던 친구였다"며 "항상 여행, 일상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친구 B씨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고 조용하게 할 거 다 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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