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32개 의대 중 20곳 학칙 개정 진행
교육부 “시정명령에 행정조처” 압박
충북대 등 다른 대학도 부결 가능성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으로 지금처럼 보건의료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 올랐을 경우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이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해외 의대 준비반을 운영하는 학원. 연합뉴스

부산대에서 의과대학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이 부결되면서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아직 학칙 개정을 미완료한 대학이 20곳에 이르는데다 제주대에선 부결되는 등 학칙 개정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교육부는 대학의 학칙 개정이 무산되면 시정명령 등을 통해 의대 증원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8일 ‘의대 관련 설명 브리핑’을 열고 “최근 부산대에서 학칙 개정안이 교무회의에서 부결되는 상황이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산대가) 조만간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해 의대 증원이 반영된 학칙이 개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의대 정원과 관련해서는 시행령에 나와 있는 것처럼 입학 정원에 대해 교육부 장관의 결정이 최종적인 결정사항이고 학칙은 그것을 반영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대학의 학칙 개정 절차가 교육부의 결정을 반영하는 수순이라고 한 것으로, 의대 증원분도 3월20일 발표한 대로 학칙을 고쳐 반영해야 한다고 밝힌 셈이다. 이를 어길 때 “시정명령 등이 가능하다. 이행하지 않으면 학생 모집정지 등 행정조치를 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부산대는 지난 7일 교무회의를 열었는데, 의대 정원을 늘리는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다. 다만, 총장의 확정 절차가 남아 있다.

교육부의 경고에도 학칙 부결 움직임은 퍼질 조짐이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대학 32곳 가운데 학칙 개정 작업을 마친 곳은 울산대, 전남대 등 12곳으로, 나머지 강원대, 경북대 등 20곳은 아직 작업 중이다. 제주대는 이날 학칙 제·개정을 심의하는 교수평의회를 열었는데, 의대 정원 증원을 위한 개정안이 부결돼 의대 증원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홍성화 제주대 대외협력실장은 “평의회 부결에 따라 정원을 증원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총장이 재상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도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학칙 개정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충북대 관계자는 “교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부결될지 가결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각 대학의 학칙 개정이 변수가 된 배경에는 정부의 ‘속도전’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학칙을 고친 뒤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는데, 이번엔 교육부의 독촉으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먼저 제출한 뒤 학칙 개정을 추진했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했다지만, 오히려 정책이 흔들리는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서둘러 의대 증원을 추진하다 학칙 개정 등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며 변수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그 피해는 결국 수험생 몫”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차관은 “(대학에서) 이견이 나온 것인데, 최종적으로는 법령에 따라 조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대 정원 배정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544 ‘여친 살해’ 의대생, 계획범죄 인정…“평생 속죄할 것” 랭크뉴스 2024.05.08
23543 간호법 반대했던 보건의료단체 또 뭉쳤다…“PA 합법화 즉각 중단하라” 랭크뉴스 2024.05.08
» »»»»» 부산대 이어 제주대 ‘의대증원 학칙’ 부결…교육부, 타대학 확산 촉각 랭크뉴스 2024.05.08
23541 줄줄이 드러난 강남역 살해 계획범죄... 의대생 "범행 인정" 랭크뉴스 2024.05.08
23540 이종배 “중도확장” 추경호 “당정 공동체” 송석준 “수도권 민심”···국힘 원내대표 정견 발표 랭크뉴스 2024.05.08
23539 “거의 살인미수 아닌가?”… 공원 미끄럼틀서 나온 ‘유리 파편’ 랭크뉴스 2024.05.08
23538 [단독] ‘여친 살인’ 20대 명문대 의대생, 과거 시 지원 ‘우수 장학증서’ 받아 랭크뉴스 2024.05.08
23537 외국의사 도입 '갑론을박'…"의료공백 대응" vs "의료 질 저하"(종합) 랭크뉴스 2024.05.08
23536 '장시호 녹취록' 저격 당한 검사 "비열한 공작, 법적 대응" 랭크뉴스 2024.05.08
23535 라인야후 "네이버, 자본관계 협상중…대전제는 '소뱅이 최대 지분'"(종합) 랭크뉴스 2024.05.08
23534 “신상 유포 자제해 달라”…‘수능 만점’ 의대생 살해 피해자 유족 호소 랭크뉴스 2024.05.08
23533 뉴진스 팬덤 화났다…하이브 앞에서 '민희진 활동 보장' 트럭 시위 랭크뉴스 2024.05.08
23532 KF-21 ‘기술유출’ 인도네시아에 개발비 1조원 깎아줄 듯 랭크뉴스 2024.05.08
23531 누그러진 ‘3고’에 돌아온 외국인···‘박스피’ 탈출 가능할까 랭크뉴스 2024.05.08
23530 ‘외국 의사’로 의료공백 메운다···국내 진료 한시적 허용 랭크뉴스 2024.05.08
23529 외제차 주고 임원 매수…새마을금고 ‘700억대 불법 대출’ 적발 랭크뉴스 2024.05.08
23528 의료공백에 ‘외국면허 의사’ 허용 추진…의협 “후진국서 수입?” 랭크뉴스 2024.05.08
23527 엘베서 춤추다 '쿵' 떨어진 천장에 초등생 뇌진탕… 누구 책임일까 랭크뉴스 2024.05.08
23526 [단독] 지분 이어 장비도 넘겨…SK하이닉스 '中 파운드리' 사업구조 재편한다 랭크뉴스 2024.05.08
23525 "입차 왜 막아" 아파트 출입구 막고 11시간 잠적…스타렉스 최후 랭크뉴스 202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