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황우여 "보수 가치 공고히" 발언에 수도권 인사 반발
총선 득표율 5.4%p 차이… 수도권 차이는 계속 벌어져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보수의 아성이 옛날만 못한 것 아니냐, 그래서 5%포인트의 선을 넘지 못한 것 아니냐. (중략) 외연 확장을 도모하다 보니까, 보수 내부의 결집을 위한 공통의 인식이 좀 약해졌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8일 YTN라디오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취임한 황우여 비대위원장의 상황 인식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수도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이번 총선 전체 유효득표수에서 더불어민주당에 5.4%포인트 뒤진 사실을 거론하며 외연 확장보다 보수 결집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든 당세를 감안할 때 정확한 진단이냐는 이유에서다. 실제 중도층 표심이 중요한 수도권 표심은 최근 치러진 총선 때마다 국민의힘에 점점 불리해지고 있는 추세다.

황 비대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연신 보수 정체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도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보수 가치를 공고히 하고 분명히 한 다음에, 중도 그리고 진보 쪽도 우리가 설득을 해서 논리가 맞다는 걸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기회에 우리가 지켜야 할 보수 가치에 대해 확실히 해놓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당면 과제인 전당대회 룰 변경이나 중도 외연 확장보다 보수 결집에 비중을 두는 모양새다. 물론 진영 간 대결 구도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이 선제될 필요성은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 참패를 비롯해 작금의 국민의힘이 처한 위기를 타개하기에 적절한 선택인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당장 황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5%포인트 격차만 해도 일종의 착시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254개 지역구에서 1,317만9,769표(45.1%)를 얻어 1,475만8,083표(50.5%)를 얻은 민주당보다 157만8,314표(5.4%포인트) 뒤졌다. 비슷한 주장은 선거 직후에도 나왔다. '친윤석열계' 박수영 의원도 지난달 선거 직후 "참패는 했지만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 뚜벅뚜벅 전략, 또는 가랑비 전략으로 3%만 가져오면 대선에 이긴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하지만 현재의 선거제 아래에서 결정적으로 승패를 좌우하는 수도권 상황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역구 전체 의석의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린 서울·인천·경기의 득표율 차이는 19대 총선 때부터 국민의힘에 불리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대 총선 개표 결과를 집계한 결과,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 0.9%포인트(9만9,583표) 앞섰는데, 이 차이는 이번 총선에서 9.2%포인트(138만5,281표)까지 벌어졌다. 야권 분열 상태로 치러진 20대 총선에선 3.5%포인트(42만1,240표)였고, 21대 총선에선 12.5%포인트(179만293표) 차이였다. 다소간 등락에도 수도권의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득표율 차이는 완연하게 벌어지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묶여 있는 수도권 인사들 입장에서는 황 비대위원장의 인식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윤상현(5선 · 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전날 "혁신을 화두로 던져야 한다. 보수 정체성 강화라고 하면 어감상 잘못 받아들여진다"며 "수구 보수라는 생각이 들고, 아스팔트 보수만 생각나지 않나"라고 황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수도권 3040 당협위원장 모임 첫목회의 간사 이재영 전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유권자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한 점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황 비대위원장이 말한 보수의 강화는 자칫 국민들이 오해할 가능성이 크다. 시대에 맞게끔 보수의 변화를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404 마동석·탕웨이 머쓱하게 만든 윤석열 정부 [에디터의 창] new 랭크뉴스 2024.05.30
41403 코 클수록 고환 크고 짝짓기도 유리…수컷 ‘코주부원숭이’의 진화 new 랭크뉴스 2024.05.30
41402 민주 "검사 탄핵 기각 유감… '보복 기소' 면죄부 안 돼" new 랭크뉴스 2024.05.30
41401 충북도, 수십년 된 섬잣나무 베고 주차장 지었다 new 랭크뉴스 2024.05.30
41400 경찰, 아내 살해 60대 추적 중…딸에게도 흉기 휘두르고 도주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9 이륙 준비 여객기 엔진에 끼어 1명 사망···승객들 목격 ‘충격’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8 목숨 걸고 강 건너는 우크라 남성들…병역 피하려 국경 넘어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7 이재명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추진…대표 연임하고 대선후보로?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6 與 ‘축하주’ 돌린 尹 “지나간 것 잊고 한 몸 되자”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5 희대의 이혼소송 2심 뒤집은 ‘노태우 300억과 50억 약속어음 6장’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4 "게임하자" 9세 손녀 성착취한 60대, 감형 이유는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3 김호중 음주운전, 위드마크 공식으로 입증? 최근 유죄 잇따라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2 당신만 모르는 로또의 비밀…“로또 ‘쪽박 번호’ 있다”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1 "최태원이 노소영에 1조 3천억 지급"‥역대 최대 재산분할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90 "낚는데만 15분"…화성서 1m 넘는 광어 잡고도 방생한 까닭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89 ‘#라파를 주목하라’ AI가 만든 이 한장의 사진을 4천만명이 공유했다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88 대통령실-국방부 25차례 연락‥VIP 격노설 추가 물증도 확보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87 1조3800억 마련 어떻게…‘최태원 리스크’ 휩싸인 SK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86 윤 대통령, 국민의힘 의원들 향해 "지나간 건 잊고 한몸되자" new 랭크뉴스 2024.05.30
41385 김호중 '음주운전 혐의' 추가…"혈중알코올농도 '면허정지' 수준 추정" new 랭크뉴스 20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