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시 적용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시 적용
지난 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가 지금처럼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일 때 국외 의사도 병원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에 나섰다. 빠르면 이달 말까지 개정을 마쳐 전공의(인턴·레지던트)가 수련병원을 집단 이탈해 발생한 의료공백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복지부는 “의료공백 대응을 위해 국외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가 복지부 장관 승인을 받아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시행규칙 개정안은 입법예고가 끝나는 대로 복지부 장관 승인 등을 거쳐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국외 의료인 면허가 있는 의사가 한국에서 따로 예비시험과 국가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더했다. 현재 국외 의료인 면허만 가진 의사가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의료행위는 △교육·기술협력에 따른 교환교수 업무 △교육연구사업 △국제의료봉사단 의료봉사 등 3가지다. 개정안은 여기에 ‘보건의료 심각 단계 위기 경보가 발령된 경우 복지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의료 지원 업무’를 추가했다.
의료법 시행규칙을 바꾸면 의료현장에 투입된 국외 의사는 전공의 업무 일부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수련병원에서 전문의 지도·감독하에 하는 환자 진료 업무를 의료 지원 업무로 규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나중에 지침을 통해 추가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뒤 지난 2월23일부터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를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