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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홈페이지 캡처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가 8일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자사 지분 매각을 놓고 협상 중인 사실을 공식화했다. 라인야후는 13년간 라인을 키운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고, 라인야후 이사회의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사실상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를 공동 경영하고 있는 네이버 지우기를 본격화한 모양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라인야후 결산설명회에서 “(우리는)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서는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라인야후)가 통제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소프트뱅크가 가장 많은 지분을 취하는 형태로 변화한다는 대전제를 깔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인야후 최대주주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설립한 A홀딩스(지분율 64.5%)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에 주식 1주만 넘겨도 라인야후 경영 주도권을 잃게 되는 구조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라인 이용자 정보 수십만건이 유출되자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이후 두 차례 라인야후에 대해 행정지도에 나섰다. 요구사항에는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재 개선이 담겼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라인야후 경영권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라고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한·일 외교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커졌다.

이데자와 CEO는 네이버와의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네트워크 시스템 운영뿐만 아니라 ‘야후 재팬’ 온라인 검색 등 서비스와 사업 영역에서도 위탁 관계를 종료할 방침이다.

신중호 CPO는 라인야후 이사직에서 퇴진하고 CPO 자리는 유지한다. 네이버 출신인 신 CPO는 라인 출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라인을 글로벌 서비스로 키운 인물이다. 신 CPO의 사내이사 퇴임은 지난해 11월 라인야후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데자와 CEO는 “경질로는 보지 말아달라”며 경영과 집행의 분리를 위해 사내이사를 줄이고 사외이사를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 측 인사인 오케타니 타쿠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변경으로 6명이 되는 새 이사회 구성원은 모두 일본인으로 채워진다.

이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라인야후 논란과 관련해 “네이버와 긴밀히 협의 중이고 관계 부처와 소통하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응책은 내놓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라인야후에서 네이버 지배력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회는 전날 “국회는 물론 정부, 민간전문가를 포함한 범국가적 TF를 구성해 일본 정부의 부당한 조치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야후 이사회 구성은 라인야후의 판단으로 자본 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라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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