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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당선인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신용사면 등 처분적 법률 입법도 지원하겠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인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말이다. 추 당선인은 이날 국회의장이 되면 대선에 불출마해 이 대표와 경쟁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표했다. “검찰 독재 정권 아래서 국민을 지키는 데 한 몸이 돼야 하고, 시대적 소명에서 일탈해서는 안 된다”면서다.

국회의장은 대통령에 이은 국가 의전 서열 2위이자 3부(입법·사법·행정) 요인이다. 교섭단체 야당 대표(8위)보다 의전 서열이 높다. 진영에 치우치지 말고 의회의 중립성을 유지하라는 의미로 당적조차 가질 수 없다. 하지만 국회의장에 도전한 민주당 중진들이 앞다퉈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원을 거론하거나 무리한 공약을 쏟아내자 “국회의장이 아니라 당 대표 경선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6선 고지를 밟은 추 당선인과 조정식 의원, 5선 정성호·우원식 의원 등 네 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다선 연장자를 추대했던 관례를 깨고 당내 경선으로 국회의장 후보자 1인을 선출한다. 과반 득표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을 치른다. 야권 관계자는 “유례없는 다자 경선 탓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튀는 발언이나 공약을 부추기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왼쪽부터), 우원식, 조정식, 추미애 국회의장 후보자들이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입장해 손잡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첫 번째로 후보 등록을 마친 조정식 의원은 “대통령 거부권 재표결 의석수를 (200석에서) 180석으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했다. 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범야권 의석수는 192석이다. 사실상 야권이 단독 처리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완력으로 이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미다. 여권 관계자는 “재표결 의석수 조정은 국민투표가 필요한 개헌 사항인데 국회의장 마음대로 바꾸겠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국회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운영위·과방위원장을 민주당에 주겠다고 공언했고, 개원 즉시 국회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후보로 등록한 우원식 의원도 “의회의 실질적 권한 강화를 위한 개헌에 앞장서겠다”며 감사원을 국회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독립성을 표방하는 감사원을 입법부 산하에 두겠다는 것이다. 우 의원은 또 이 대표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4년 중임제 개헌’도 공약에 담았다. 8일 ‘일하는 국회, 유능한 국회, 민생 국회’를 슬로건으로 내건 정성호 의원은 3000자에 달하는 출마선언문으로 당내 표심을 구애했다. 이외에도 “저는 이재명의 가치 동반자”(우원식) “1년 8개월간 민주당 사무총장으로서 이재명과 함께 민주당을 지켰다”(조정식) 같은 메시지가 경쟁적으로 쏟아졌다.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이같은 양상에 익명을 원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국회의장 후보자들이 경쟁하듯 정파적 공약을 내는 것은 처음 본다”며 “중립이 생명인 의장 후보자가 야당 대표 입맛에 맞춘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런데도 후보자들이 앞다퉈 이 대표를 향한 우호적 메시지를 쏟아내는 것은, 강성 친명계가 칼자루를 쥔 경선 구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선인 31명을 배출해 최대 계파로 떠오른 강성 친명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의장을 결정한다는 뒷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7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 여여 합의 필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7일(현지 시각) 멕시코시티에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여소야대라면 야당의 안건 일방 처리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지난 2년간 대립과 갈등 속에 정치가 국민 민생 문제 해결에 무능해졌는데, 그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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