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임기 두 달 앞두고 14일 3박5일 미국 출장
류희림 “놀러가면 석가탄신일에 왜 가나”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2월6일 서울 양천구 방심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차 방송심의소위원회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다음주 예정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미국 출장을 두고 퇴임 직전에 일정을 급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3박5일간 공식 일정이 3시간30분에 불과한 데다 내용을 봐도 구체적인 의제가 없어 기관장이 직접 움직일 정도로 급박하고 중대한 현안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안팎에서 제기된다.

8일 한겨레가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2024년 5월 미국 출장 계획’을 보면 류희림 위원장은 오는 14일 미국 워싱턴디시(DC)로 출국해 이틀간 일정을 소화한 뒤 18일 귀국하는 국외 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류 위원장과 방심위 국제협력단장 등 직원 4명이 동행할 예정이다. 방심위 사무처에서 책정한 소요 예산은 약 2870만원이다. 방심위는 방송사업자 등으로부터 징수한 방송통신발전기금에서 재원을 지원받는다.

구체적인 출장 일정을 살펴보면, 예정된 업무는 두 가지다. 15일 구글의 마컴 에릭슨 정부·공공정책 부사장을 2시간(오후 12시30분∼2시30분) 면담하고, 이튿날 미국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 미셀.C.들롱 최고경영자와 1시간30분(오전 9시30분∼11시) 동안 만난다. 출장 기간 공식 일정은 3시간30분이 전부다. 방심위는 ‘해외 불법정보·디지털성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국외 협력 강화’를 출장 목적으로 들고 있지만, 구체적인 의제는 나와 있지 않다.

이를 두고 류 위원장이 임기 말 무리하게 출장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방심위지부가 정리한 2012년 이후 방심위원·사무처장 국외출장 현황 자료를 보면, 위원장의 국외출장은 이 기간 9차례 있었다. 박만 위원장(2기) 2건, 박효종 위원장(3기) 5건, 강상현 위원장(4기) 2건인데 이들 출장은 대부분 임기 중반께 이루어졌다. 평균 임기 종료 15개월 전이다. 박효종 위원장만 한 번 3개월 전 출장 간 사례가 있다.

지난해 9월8일 부임한 류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22일까지다. 임기를 두 달 앞두고 국외 출장을 가는 셈이다. 일정 역시 급히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야권 김유진 방심위원은 한겨레에 “사무처를 통해 확인해보니 구글과 면담 일정을 잡기 위해 처음으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 3주 전인 지난달 17일이다. 주고받은 메일 내용을 봐도 시간·장소 약속을 잡는 내용뿐이고 회의 아젠다 등 업무 내용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한겨레의 관련 질의에 “이번 출장은 지난해 9월 구글 부사장과 협의 내용을 발전시켜 정책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계획된 일정이다. 2021년 비대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던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도 직접 방문해 디지털성범죄 공동 대응 및 협력을 공고히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류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전체회의에서 “방심위 창립기념일인 14일에 출발하고, 15일도 석가탄신일 연휴다. 놀러 갈 생각이라면 연휴 낀 날을 왜 넣겠느냐”라고 ‘외유성 출장’ 논란을 일축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방심위를 ‘방송장악기구’로 만든 류 위원장이 통신심의 국제협력을 빙자해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를 추진한 위원장과 방심위 사무처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9703 [단독] 검찰, 김건희 여사 소환 방침 세웠다 랭크뉴스 2024.05.10
19702 [오늘의 천체사진] 블랙홀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지다 랭크뉴스 2024.05.10
19701 ‘수사 무마 청탁’ 뇌물 받은 현직 경찰 수사팀장 구속기소 랭크뉴스 2024.05.10
19700 수능시계 D-188 째깍째깍…의대 입시 법원이 결정하나요? 랭크뉴스 2024.05.10
19699 정부, 법원에 ‘의대 증원 2000명’ 근거자료 제출 랭크뉴스 2024.05.10
19698 비운의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WHO 등재 자진 철회 랭크뉴스 2024.05.10
19697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 8월1일 퇴임···후임자 후보 55명 공개 랭크뉴스 2024.05.10
19696 이준석 "한동훈 '입 꾹 다물고 나 잘했지' 꾸러기 표정 고쳐야" 랭크뉴스 2024.05.10
19695 대법관 후보 55명 공개…대법원장 ‘낙마’ 이균용도 포함 랭크뉴스 2024.05.10
19694 “완벽한 줄 알았던 훈남 남편 알고보니 조현병…이혼 사유 될까요?" 랭크뉴스 2024.05.10
19693 윤 대통령 취임 2주년…“물가 잡는데 역량 총동원” 랭크뉴스 2024.05.10
19692 일본 총무상 “라인야후 자본 관계 요청…경영권 관점 아냐” 랭크뉴스 2024.05.10
19691 "모든 분야에 무능"…尹 취임 2주년에 총공세 나선 민주당 랭크뉴스 2024.05.10
19690 여성 성폭행하고 출국하려던 일본인 남성 3명 공항에서 체포 랭크뉴스 2024.05.10
19689 정부 “일본 정부 라인 지분매각 압박 유감…네이버 결정 따라 대응” 랭크뉴스 2024.05.10
19688 ‘부당 명령 미이행’ 제주4·3 총살 거부한 문형순 경찰서장 호국원에 랭크뉴스 2024.05.10
19687 참패 한 달 만에 '투톱' 완성한 與... 비대위 구성·전당대회 논의 속도 랭크뉴스 2024.05.10
19686 SM그룹 ‘범현대家’ HN Inc 품는다…법원, 회생계획 강제 인가 랭크뉴스 2024.05.10
19685 “‘콩’ 다 사지, ‘밥’하고 먹고…” 취임 2주년 윤 대통령, 전통시장 찾아 물가 점검 랭크뉴스 2024.05.10
19684 “콩 다 사지, 밥하고 먹고…” 취임 2주년 윤 대통령, 전통시장 찾아 물가 점검 랭크뉴스 202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