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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현 의협 집행부는 왜 회의록이 없나 ② 공개하겠다는 복지부, 못한다는 교육부 ③ 2000명 근거 부족 가능성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한 정부와 의사단체의 회의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양동호 대한의사협회 의료현안협의체 협상단장이 지난 2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열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관련 입장만 발표한 후 그대로 회의장을 나선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보건의료정책 심의 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 /뉴스1


법원이 정부에 의대 증원 정책 결정의 근거를 제출하라고 요청하면서 의료계와 정부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의대 교수 단체에서 회의록이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정부는 당초 없다고 했던 회의록을 나중에 법원에 모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회의록을 감췄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부와 직접 회의를 이끈 의사 단체가 회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공세를 하는 것도 의아한 부분이다. 또 법원의 재판 과정에서 정부가 작성한 회의록이 공개된다 해도 이를 의대 증원 정책 결정의 과학적 근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 해석을 놓고 의사 단체의 반발이 더 거세질 수 있다. 법원이 의사 단체의 의대 증원 정책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다.

① 현 의협 집행부는 왜 회의록이 없나

의대 증원 정책을 결정한 정부의 회의체는 보건복지부 소관 3개(의료현안협의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와 교육부 소관 1개(정원배정심사위원회) 등 총 4개가 있다.

의료현안협의체는 복지부와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증원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회의체다.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20년 체결한 ‘9·4 의정합의’에 따라 구성된 것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28차례 모였다.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가 의대 증원이라는 민감한 사항을 논의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자유로운 발언을 위해 녹취와 속기록 작성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아가 협의체는 법정기구가 아니어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정부는 합의가 불발된 마지막 회의를 제외한 모든 회의에서 양측의 모두발언을 공개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니 투명하게 공개됐다고 주장했지만, 의사 단체는 반발했다. 다만 협의 상대인 의사 단체에서도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달 초 출범한 임현택 의협 회장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가 정부와 합의한 사항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협의체에 참석한 이필수 전 의협 회장 집행부로부터 기록을 넘겨 받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같은 의사 단체가 집행부가 다르다고 주요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② 복지부와 교육부 정부 부처간 회의록 온도차

복지부가 법원에 제출하겠다는 회의록은 보정심에서 만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월 6일 오전 마지막으로 열린 현안협의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그날 오후 2시 보정심 회의를 열고 의대 2000명 증원을 결정했다. 의협은 그날 오전 열린 제28차 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읽고 퇴장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회의록에는 회의의 명칭, 개최 기관, 일시와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 순서, 상정 안건, 발언 요지, 결정 사항 및 표결 내용 등이 포함된다”며 회의록을 법원에 낸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는 지난해 8월부터 보정심 산하에 운영한 의사 인력 전문위원회의 회의록은 없다고 했다가, 논란이 된 지 이틀 만에 “작성하고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애초에 복지부는 전문위는 의결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회의록을 작성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해명했다.

‘회의록이 있다’고 밝힌 복지부와 달리 교육부는 정원배정심사위원회(배정심) 회의록에 대해서는 “현재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어떤 것도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대응하고 있다. 회의록을 전면 공개한다고 하더라도, 회의록 내용을 두고 공방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③ 회의록에 2000명 근거 부족 가능성

의협은 지난 2월 6일 제28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의대 정원 반대 성명서를 읽고 퇴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는데도 의협이 이에 대한 응답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날 열린 보정심에 참석한 민간위원들의 의견은 다르다. 보정심에 참석한 민간위원들에 따르면 ‘2000명’이란 의대 증원 숫자가 처음 나온 건, 2월 6일 당일이었다. 그 전에 열린 보정심에서는 2000명이란 숫자가 나오지 않았고, 의사인력전문위원회도 몇 명을 늘릴지 논의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일 보정심 회의에서 일부 전문가는 ‘너무 많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하지만 막판에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표결 없이 “반대 의견 없느냐”고 구두로 물어보고, 그대로 마무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회의 종료 직후인 오후 3시 2000명 증원이 공식 발표됐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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