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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졌던 특정 유전자(APOE4)가 사실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졌던 유전자가 사실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거의 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므로, 부작용 위험이 있더라도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상파우바이오메디컬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95% 이상이 아포지질단백질E4(APOE4) 유전자 돌연변이 한 쌍을 가졌으며, 이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면서 인지 기능과 기억력이 줄어드는 병이다. 대부분 65세 이상 노인에게 발생해 노인성 치매라고도 부른다.

아포지질단백질E(APOE)은 원래 콜레스테롤과 지질을 운반하는 단백질이다. 그런데 여기에 APOE4형 돌연변이가 생기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급증한다. 염색체에는 같은 유전자가 한 쌍씩 존재하는데, APOE4가 하나 뿐인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약 2.7배, 두 개 모두 가진 사람은 약 17.4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생전 연구 목적으로 뇌를 기증했던 3297명의 뇌 조직을 관찰했다. 그 결과 APOE4를 한 쌍 가진 273명은 모두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살아 있는 사람 1만여명의 뇌 정보도 분석했다. APOE4 유전자를 한 쌍 가진 519명은 뇌척수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수치가 높게 나왔다. 나이가 많을수록 이 수치는 증가했다. 뇌 영상 촬영 결과 그중 75%가 아밀로이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밀로이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2명 중 1명 꼴로 3년 내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APOE4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APOE4가 두 개 있으면 다른 사람에 비해 7~10년 빠른 65.1세에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제는 APOE4를 가진 사람은 ‘꿈의 치매약’으로 불리는 레켐비에 부작용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레켐비는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를 없애 인지능력 저하를 늦춘다.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그런데 APOE4를 가진 사람이 레켐비를 투여받으면 혈관 벽에 있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떨어져 나오면서 뇌혈관을 손상시켜 뇌출혈이나 뇌부종이 일어날 위험이 40%나 된다.

이번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APOE4 유전자형을 가진 환자라면 더 레켐비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작용보다 알츠하이머병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레이사 스펄링(Reisa Sperling) 미국 하버드 의대 브리검여성병원 신경과 교수는 영국 가디언지에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며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을 위한 약물 사용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Medicin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91-024-02931-w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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