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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의 테트라포드. 연안 침식 방지와 충격 완화를 위해 설치됐다.

바다의 블랙홀 '테트라포드'

둥근 꼭지점 네 개를 가진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 바로 테트라포드입니다.

바닷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구조물은 방파제를 만드는 주요 재료인데요. 서로 얽히게 쌓아두면 파도가 부딪치면서 부서져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해안선이 침식되는 곳에는 테트라포드를 쌓아 쓸려나가는 모래의 양을 줄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유용한 구조물이지만, 반드시 도움만 되는 건 아닙니다.

사람에겐 위험천만한 구조물이어서 '바다의 블랙홀'이란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구조상 면이 둥글어 미끄럽고, 주변에 붙은 이끼나 따개비가 상처를 내기도 쉽습니다. 발이 빠져 아래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중상을 입을 위험이 있고, 발견도 잘되지 않아 구조도 어렵습니다.

바다를 낀 도시, 부산에는 주거 단지가 바다와 맞닿은 곳이 많습니다. 이런 연안 사고에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방대원들이 테트라포드 사이에 추락한 행인을 구조하는 모습 (사진제공:부산소방본부)

막아도 반복되는 사고…안전불감증 여전

전국 각지에서 테트라포드 주변에는 접근금지 표지판을 붙이거나 철조망 등을 쳐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시하고 들어가는 낚시꾼이나 관광객이 적지 않습니다. 관리를 맡은 자치단체나 해경에는 골치 거리입니다.

술 마신 채 빠지거나 낚시하다가 발을 헛디뎌 추락하거나…. 테트라포드 사고는 유형도 다양합니다.

부산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지역의 연안 사고는 모두 36건이고, 이 가운데 83%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였습니다. 특히 6건은 테트라포드 추락 사고였습니다.

날씨가 풀리는 봄철이면 연안에 사람들이 몰려 사고 위험이 더 큽니다.

부산은 해안가에 주거지가 많아 테트라포드 사고 위험이 더 크다

출입통제구역 늘어난다…낚시통제구역도 주의

해양수산부는 항만을 찾는 사람들이 테트라포드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출입통제구역을 지정했습니다. 부산항 주변에만 출입통제구역이 5곳이고, 전국적으로는 45곳에 달합니다. 또 올해부터는 법을 개정해 테트라포드 출입통제구역 안전사고 예방 시설을 강화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산 해경은 지난 2월부터 테트라포드 위험구역 현황조사를 벌였습니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 특히 사망사고가 잦은 부산 해운대구와 사하구에는 출입통제구역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입니다.

이렇게 지정된 출입통제구역에서 테트라포드에 올라가거나 낚시를 하면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기초자치단체들도 안전 확보에 나섰습니다. 낚시통제구역을 정해 접근을 막는 방식입니다.

부산 서구가 송도해수욕장 일부 구간을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수영구도 민락항 인근 테트라포드 전 구역을 낚시통제구역을 정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는 마린시티와 청사포 방파제 일대에 지능형 CCTV까지 설치해 감시 강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에 테트라포드 출입통제구역이나 낚시통제구역을 확대하면 인근 주민이나 상인들이 반발할 수 있습니다.

테트라포드 사고를 막는 가장 확실하고 손 쉬운 방법은 '나 하나쯤' 하면서 테트라포드에 올라가는 안전불감증을 고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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