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명품 가방이 든 쇼핑백을 두고 이야기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캡처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해당 영상 원본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영상을 촬영한 최재영 목사 측에 원본 영상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목사로부터 영상을 받아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매체 서울의소리 측에도 같은 요청을 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김 여사의 발언 등 일부 대목이 편집·발췌돼 있다. 검찰이 전체 대화 내용이 담긴 영상 원본을 토대로 윤 대통령 부부와 최 목사 간 직무 관련성이 드러나는지 등을 검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최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가방을 선물 받았다"며 최 목사가 손목시계형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명품 가방과 카메라는 모두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권에서는 "사건의 본질은 명품 가방 수수가 아니라 해당 영상이 나온 과정이 불법촬영 및 스토킹 범죄라는 점"이라고 반박해 왔다.

다만 해당 영상에는 김 여사가 최 목사와의 직무 연관성을 시사하는 듯한 대목이 나온다. 영상에서 김 여사는 "저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끊어지면 제가 적극적으로 남북 문제에 나설 생각"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잘 해내고 통일돼서 대한민국이 성장되고, 우리 목사님도 저랑 같이 한 번 크게 할 일 하시고"라고 말했다.

위 발언을 바탕으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같은 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외에도 백 대표는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양주, 책, 명품 화장품을 받았고 금융위원회와 관련한 인사 청탁을 받은 정황이 있다며 검찰에 추가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늑장수사 논란에 맞서 신속 수사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7일 김 여사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 담당 검찰청에 내부적으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지 닷새 만에 재차 공개적으로 수사 의지를 밝힌 것이다.

검찰은 당초 백 대표를 9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백 대표가 연기를 요청, 20일 오후 2시로 일정이 변경됐다. 이에 앞서 검찰은 9일 최 목사를 주거침입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한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불러 조사한다.

한국일보

최은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