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맨해튼형사법원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레이크 타호 호텔의 펜트하우스 스위트룸에서 새틴 잠옷 차림으로 나를 맞이했다.”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니 대니얼스가 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 과정과 이후 입막음을 위해 돈을 받은 경위를 증언했다. 대니얼스의 증언이 워낙 세밀하고 노골적이어서 트럼프 측은 심리 무효(Mistrial) 선언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대니얼스는 이날 증언에서 2006년 타호 호수 인근에서 열린 골프 대회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텔 스위트룸으로 저녁 식사를 초대받았고, 이후 성관계를 했다고 말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새틴 잠옷 차림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특히 그는 물 두 병을 마신 뒤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티셔츠와 팬티 차림으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술에 취하거나 약을 먹지 않았지만 정신을 잃은 듯했다며 당시 합의하지 않은 성관계였음을 시사했다. 다만 “나는 이를 멈추지 않았고, 거절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대니얼스가 주장한 성관계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와 결혼한 지 약 1년이 지났을 무렵이다. 이에 대해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인과 잠을 따로 잔다며 유부남이라는 사실에 개의치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그날 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할 것도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대니얼스는 2011년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서 어떤 남성이 접근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남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2016년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으로부터 침묵하면 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대니얼스는 합의 이후 돈 지급이 지연되자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돈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걱정됐다”는 말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가 증언하는 동안 내내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고, 변호인에게 뭔가 속삭이거나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사실 자체를 부인해 왔다.

트럼프 측도 이날 오후 대니얼스를 상대로 반대 심문을 진행했다. 트럼프 측은 대니얼스를 탐욕에 사로잡힌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 전략을 폈다. 트럼프 측은 대니얼스가 성관계 일화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지적했고, 대니얼스는 “(이를 알리기 위해) 비용도 많이 들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측이 “거래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갈취하려 했다”고 비난하자 대니얼스는 “거짓말”이라며 소리를 질렀다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측은 오는 9일에도 대니얼스를 상대로 반대 심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반대 심문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니얼스의 증언은 입막음을 둘러싼 협상 과정을 배심원들이 직접 들을 수 있게 해줬다”면서도 “그녀의 증언은 성인 영화 배우가 전직 대통령을 갈취하려 한 것이라는 트럼프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247 일상이 된 '직구' 7조 육박‥어설픈 정책에 '혼쭐' 랭크뉴스 2024.05.21
21246 동문 수십명 얼굴로 음란물 제작…'서울대 n번방' 5명 검거 랭크뉴스 2024.05.21
21245 육군부대에서 훈련 중 수류탄 폭발‥2명 사상 랭크뉴스 2024.05.21
21244 "사람 6명인데 CCTV 9대로 감시"…강형욱 회사 전 직원의 폭로 랭크뉴스 2024.05.21
21243 김호중, 경찰 조사 끝났지만…"취재진 피해 5시간째 귀가 거부" 랭크뉴스 2024.05.21
21242 "취재진 때문에 못 나가"…김호중, 변호인 설득에도 귀가 거부 랭크뉴스 2024.05.21
21241 야, 다음 주 재표결 추진·주말 도심 집회…여, ‘표 단속’ 돌입 랭크뉴스 2024.05.21
21240 尹 대통령 “AI 서울 정상회의, 글로벌 차원 AI 규범·거버넌스 전진 계기” 랭크뉴스 2024.05.21
21239 [단독] “북, 러시아에 KN-23 60기 수출…우크라 전쟁 판도 바꿨다” 랭크뉴스 2024.05.21
21238 [속보] 김호중 “죄지은 사람이 무슨 말 하겠나…죄송” 랭크뉴스 2024.05.21
21237 [속보] 경찰 조사 마친 김호중 “죄지은 사람이 무슨 말 하겠나…죄송” 랭크뉴스 2024.05.21
21236 러 외무장관 “美, 北 인근서 도발… 한반도 무력충돌 계획 가능성” 랭크뉴스 2024.05.21
21235 “CCTV로 보며 신호까지 통제”…추적 기술 표준화한다 랭크뉴스 2024.05.21
21234 서울대 졸업생이 음란물 제작·유포…왜 검거 어려웠나 랭크뉴스 2024.05.21
21233 야권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예고…국힘은 ‘17표 이탈 저지’ 총력전 랭크뉴스 2024.05.21
21232 윤 대통령 "대한민국 AI 안전연구소 설립 추진… 글로벌 네트워크 동참" 랭크뉴스 2024.05.21
21231 "안전·혁신·포용적 AI로"…韓, G7과 서울선언 채택 랭크뉴스 2024.05.21
21230 영탁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 사재기…前소속사 대표 등 기소 랭크뉴스 2024.05.21
21229 법원, 문재인 전 대통령이 北에 건넨 USB 정보공개 청구 기각 랭크뉴스 2024.05.21
21228 [속보]김호중 경찰 출석 후 직접 입장 발표…“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나” 랭크뉴스 202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