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통령 취임식…“대등한 조건이라면 서방과 대화 안 피해”
하루 전엔 전술핵무기 훈련 지시…이도훈 주러 대사 참석
크렘린궁서 선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5번째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치르고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이날 정오 모스크바 크렘린궁 안드레옙스키홀에서 취임 선서를 한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가 이 어렵고 중요한 시기를 위엄 있게 보내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단결됐고 위대한 국민이며 모든 장애물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큰 영광이자 책임이며 신성한 의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3년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6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 그는 “러시아는 서방과 대화를 피하지 않는다”며 “안보와 전략적 안정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대등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극적 세계 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취임식을 국내 행사로 보고 외국 정상을 초대하지 않았으나, ‘비우호국’을 포함해 러시아에 주재하는 모든 공관장을 초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에 참여하는 국가들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는데, 한국도 여기에 포함됐다.

우크라이나가 취임식 보이콧을 요구하면서 미국, 영국, 독일 등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서방 외교관 상당수가 취임식에 불참했다.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대사는 취임식에 참석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는 프랑스,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7개국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87.28%로 5선에 성공했다. 그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퇴진한 이후 2000·2004·2012·2018년 선거에서 승리하며 실권을 유지해 ‘현대판 차르(황제)’로 불린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임기는 2030년까지 6년간이다.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하면 2036년까지 사실상 종신 집권의 문이 열리게 된다.

“감옥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번째 취임식인 7일 네덜란드 헤이그 평화궁 앞에 그를 투옥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조형물이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방과의 대립으로 번진 우크라이나전이 장기화하는 국면에서 5기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동요를 잠재우고 전쟁을 지지하는 여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국주의 교육과 선전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옥중 사망,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 등 내부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을 해결하려 반정부 세력 색출, 언론과 인터넷 통제 등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우마로 시소코 엠발로 기니비사우 대통령,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국가주석 등 러시아 우호국 정상들과 차례로 만나며 반서방 연대를 견고히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식 전날 군에 전술핵무기 훈련을 지시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을 담당하는 남부 군관구의 미사일 부대가 공군·해군과 함께 “‘가까운 미래’ 전술핵무기 사용을 연습하기 위해 훈련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훈련 장소와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전술핵무기 훈련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러시아 측 전략 무력 태세에서 어떤 변화를 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지시는 최근 서방국 지도자들이 러시아를 자극하는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 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지상군을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자국산 무기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6일 피에르 레비 주러 프랑스대사와 나이절 케이시 주러 영국대사를 초치했다. 외교부는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이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과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그들(서방국)은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 간의 공개적인 군사 충돌로 확대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에 대응해 중·단거리 미사일 개발을 강화하고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5490 음주운전 적발되자 도망친 20대 검거 도운 시민들 랭크뉴스 2024.05.22
15489 [속보] 정부 "내일 군의관 120명 신규 투입…상급종합병원 집중 배치" 랭크뉴스 2024.05.22
15488 “홧김에 목 졸라”… 외도 의심해 여친 살해한 50대 랭크뉴스 2024.05.22
15487 합천 찾은 조국 "독재자 전두환 호, 공원 명칭 사용 안 돼" 랭크뉴스 2024.05.22
15486 "이자조차 갚기 힘들다" 한국 상장기업 7개 중 1개 '좀비상태' 랭크뉴스 2024.05.22
15485 김호중 “내일 공연 예정대로”…구속영장 신청에도 스케줄 강행 랭크뉴스 2024.05.22
15484 ‘노점상·청소로 평생 모은 12억 기부’ 홍계향 할머니 별세 랭크뉴스 2024.05.22
15483 허은아, 국민의힘 113명 호명하며 “채 상병 특검법 찬성표 던져달라” 랭크뉴스 2024.05.22
15482 '고령자 조건부 면허' 철회? 직구사태 며칠 만에 또‥ 랭크뉴스 2024.05.22
15481 국토부, 1기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2만 6천호로…평가 핵심은 ‘주민 동의’ 랭크뉴스 2024.05.22
15480 경찰,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 방송사 게시판 “퇴출 청원' 빗발 랭크뉴스 2024.05.22
15479 이재명 “윤, 민심 받들겠다더니…” 정청래 “탄핵열차 시동” 랭크뉴스 2024.05.22
15478 1기 신도시 '재건축 첫타자' 2.6만가구+α…분당 최대 1.2만가구 랭크뉴스 2024.05.22
15477 강형욱 갑질 논란 불똥튈라... 직원들과 찍은 사진 공개한 수의사 랭크뉴스 2024.05.22
15476 “다시 태어나도 당신이랑 살래”… 4명 중 1명만 ‘YES’ 랭크뉴스 2024.05.22
15475 금리 인상 여파에... 은행, ‘동남아 전초기지’ 인니 순익 뚝 랭크뉴스 2024.05.22
15474 [단독] "한겨레·증권 유튜브, TBS 인수에 관심있다" 랭크뉴스 2024.05.22
15473 '하루 1만보 걷기' 지겨우시죠?…"이렇게 운동해도 같은 효과" 반전 랭크뉴스 2024.05.22
15472 [영상] F-35 스텔스기 야간 출격…흔치않은 급유 훈련 장면 랭크뉴스 2024.05.22
15471 한동훈 저격했다 역풍 맞은 홍준표 "탈당 운운 가당찮다" 랭크뉴스 202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