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군 검찰서 기록 회수한 이후

오후 10시17분 ‘비화폰’ 이용

통상 작전상황에 쓰는 전화

“숨기고 싶은 얘기 포함 의심”

박정훈 대령 측 “소명 필요”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해 8월2일을 전후해 비화폰(안보전화·도청방지 휴대전화)으로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사건 기록을 이첩한 이후 국방부 검찰단(군검찰)이 회수한 날이다. 김 사령관과 임 전 사단장의 구체적인 비화폰 통화 시간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은 당시 해병대 수사단이 혐의자로 특정한 임 전 사단장과 김 사령관이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을 석연치 않은 정황이라 보고 있다.

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8월2일 오후 2시44분쯤 김 사령관의 비화폰에 전화를 했으나 통화가 불발됐다. 이후 임 전 사단장은 김 사령관 비화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오후 10시17분에 시작됐고 3분49초간 이뤄졌다. 두 사람의 통화 시점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기록을 군검찰이 회수한 이후다. 군검찰은 지난해 8월2일 오후 7시20분쯤 해병대 수사단 기록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2일에 이뤄진 대통령실·국방부·해병대 관계자들의 통화 기록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주요 단서로 지목돼왔다. 박 대령이 당일 오전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이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인사들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외압 의혹 주요 관계자들의 통화 정황이 여러 차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시 해병대 수사단이 특정한 혐의자 중 한 명인 임 전 사단장과 그의 지휘관이던 김 사령관이 비화폰을 이용해 통화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군 사건을 다수 변호해왔던 한 법조계 관계자는 “통화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의 통화가 불발된 (오후 2시44분) 무렵은 국방부에서도 경찰로부터 기록을 회수하고자 나섰던 시간대”라며 “석연치 않은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군 판사 출신 변호사는 “비화폰은 통상 작전 상황에 사용하는데 당시 현실적으로 작전 상황이 있었을 리가 없다”며 “굳이 비화폰으로 전화했다는 것은 특정인이 숨기고 싶은, 혹은 비밀스러운 얘기가 포함돼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령이 김 사령관에게 임 전 사단장을 비롯한 8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밝힌 지난해 7월28일 이후로도 김 사령관과 임 전 사단장의 비화폰 통화는 수차례 이뤄졌다. 7월29일 두 사람은 오후 3시40분부터 5분6초간 통화했다. 이어 오후 9시17분에는 임 전 사단장이 김 사령관 측에 전화를 걸었고 약 6분36초간 통화가 이뤄졌다.

다음날인 7월30일 오후 5시16분과 오후 5시19분 무렵에도 두 사람은 비화폰으로 각각 3분17초, 1분6초가량 통화했다. 7월30일은 박 대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한 날이다. 이 밖에 임 전 사단장이 업무에서 배제됐다가 복귀한 지난해 8월1일 오전 7시40분과 오전 9시9분에도 각각 2분33초, 1분25초가량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박 대령 측은 공수처가 김 사령관 등을 상대로 한 조사과정에서 당시 통화 내용 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비화폰이 작전 상황을 공유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질 무렵 이뤄진 주요 관계자 간의 통화 내역인 만큼 진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임 전 사단장 입장을 듣고자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819 “기자회견으로 무엇이 달라졌나”… 쟁점에 대한 尹 입장은 결국 ‘전과 비슷’ 랭크뉴스 2024.05.10
23818 엔터 대표도 속았다…'제작사 본부장인 척' 돈 뜯은 60대 징역형 랭크뉴스 2024.05.10
23817 “24시간 밀착케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뇌졸중 집중치료실 개소 랭크뉴스 2024.05.10
23816 전국 대체로 맑고 일교차 커…낮 최고 21∼28도 랭크뉴스 2024.05.10
23815 "손가락 2번 끊었는데"…'마약사관학교' 오명 씻는 이 프로그램 [르포-파란명찰방 변신] 랭크뉴스 2024.05.10
23814 의대교수들, 오늘 다시 휴진…정부, 법원에 증원 근거자료 제출 랭크뉴스 2024.05.10
23813 [사설] 尹 사과했지만 '총선 민심'에 부응 못한 기자회견 랭크뉴스 2024.05.10
23812 [단독] 시민사회수석에 전광삼 내정…대통령실 3기 인선 마무리 랭크뉴스 2024.05.10
23811 업무상 비밀로 '썰' 푸는 경찰·변호사... 신원 추정 가능한 상세정보도 노출 랭크뉴스 2024.05.10
23810 1년에 분만 10건 안 돼도… "여기를 지켜야" 산모 기다리는 의사 랭크뉴스 2024.05.10
23809 [단독] "조용히 와달라"던 공수처, 박 대령에 출석 요청 뒤 돌연 취소 랭크뉴스 2024.05.10
23808 尹 달라졌지만 크게 바뀐 건 없었다... 국정기조 변화보다 일관성 강조 랭크뉴스 2024.05.10
23807 "잔혹한 변화 강제 말라"…아르헨 노조, 3개월만에 또 총파업 랭크뉴스 2024.05.10
23806 어린 아이들 노린 테러? 미끄럼틀에 박힌 '유리조각'…경찰 수사 의뢰 랭크뉴스 2024.05.10
23805 美 통신사 US셀룰러, T모바일·버라이즌에 분할매각 추진 랭크뉴스 2024.05.10
23804 "잘생긴 외모 탓에 해고됐다"… 美멧갈라 제니 옆에서 주목받은 남성 정체 랭크뉴스 2024.05.10
23803 튀르키예, '제3국 경유 이스라엘 수출 허용' 보도 일축(종합) 랭크뉴스 2024.05.10
23802 은성수, 아들 병역기피 고발되자 병무청에 “취하해달라” 요구 랭크뉴스 2024.05.10
23801 ‘불황에도 명품은 팔렸다’... 1분기 백화점 3사 매출 증가 랭크뉴스 2024.05.10
23800 "돌아왔구나 손홍민"…41일 만에 20km 헤매다 집 찾아왔다 랭크뉴스 2024.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