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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등학교 앞입니다.

이 학교는 코로나19 때 학생들이 한군데 모이지 않도록 매점 문을 닫았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굳게 닫힌 매점 문 너머에 스크린 골프장이 설치된 사실을 학생들이 최근 뒤늦게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 스크린 골프장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학교 건물 뒤쪽에 마련된 한 공간.

문에는 '수업량 유연화 특별실'이라는 낯선 팻말이 붙었습니다.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스크린 골프장이 나타납니다.

최신식 기계가 설치돼 있고, 한 편엔 골프채가 나란히, 다른 한 편엔 골프백이 여러 개 놓였습니다.

이 학교 안 스크린 골프장은 학생들이 지난달 청소를 하다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이곳은 원래 학생들이 이용하던 매점이었는데,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4년 전 문을 닫았습니다.

[00고등학교 학부모 (음성변조)]
"얘가 이제 학교 끝나고 와서 굉장히 흥분해서 왔더라고요. 무슨 매점에 스크린 골프장이 생기냐고…"

왜 스크린 골프장을 만들었는지 묻자, 학교 측은 수업을 위해서라고 답변했습니다.

작년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이 수업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00고등학교 교감 (음성변조)]
"그 수업은 보통 기말고사가 끝나고 3~4일 이렇게 날을 잡아서 하는 거거든요."

수업 내용은 '골프와 물리학의 융합'입니다.

[00고등학교 교감 (음성변조)]
"골프 수업을 하면서 날아가는 각도라든가 이런 것들과 연관해서 보고서를 쓰도록 그렇게 지도했던 것으로… <골프채를 휘두르는 각도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네, 그러면서 날아가는 각도에 따라서 어떻게 되는가…"

수업은 지난해 7월 사흘뿐이었고, 올해는 수업이 아예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은 교장과 체육 교사 등 학교 선생님들이 개인적으로 골프 연습장을 사용해왔다고 인정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학교엔 학생뿐 아니라 선생님들을 위한 휴식 공간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크린 골프장 설치에는 학교 운영비 1천3백여만 원이 사용됐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공금을 들여 선생님들 개인 골프연습장을 만들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00고등학교 학부모 (음성변조)]
"사립학교도 아니잖아요. 근데 학교의 운영비를 그런 식으로 마음대로 쓴다는 건 용납이 안 되잖아요."

민원 접수에도 수업용이라는 학교 해명에 문제가 없다던 서울시교육청은 취재가 시작되자, 학교 측에 수업 개설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학교 측은 "다음 학기부터 골프 수업을 열어 시설을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로간다 손구민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이준하 / 영상편집: 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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