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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교육·복지장관 등 5명 고발
법조계 “절차 지켰나 확인용으로
제출한다면 큰 영향은 없을 듯”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며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24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교수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 관련 회의록을 두고 법적 다툼이 번지고 있다. 의료계는 관련 회의록이 없다며 공직자를 고발했고, 정부는 작성 의무가 있는 회의록은 존재한다고 뒤늦게 해명하며 이를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록을 둘러싼 논란이 법원 결정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는 전망 속에 정부 스스로 정책 신뢰도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대표 등은 7일 직무유기와 공공기록물 폐기 등 혐의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5명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이들은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와 교육부가 꾸린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위원회(배정위)가 의대 정원 규모를 심의하고 배정하는 과정에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 폐기했다면 공공기록물 은닉·멸실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말 서울고법은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 심리에서 이달 중순까지 결정을 내리겠다며, 정부에 관련 회의록 등을 1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의료계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정부의 ‘오락가락’ 해명 탓이 크다. 보정심은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아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공공기록물법)에 따라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다. 그런데 한 언론사가 지난 5일 “의대 증원을 논의한 주요 회의체 회의록이 없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보정심과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작성·보관하고 있다”며 “서울고법의 요청에 따라 회의록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6일 만에 증원분 2천명을 대학별로 배정한 배정위의 회의록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교육부는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교육부가 법원에 어떤 자료 제출할지 밝힐 수 없다는 건 회의록이 없다는 걸 고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조계는 정부 주장대로 회의록이 있다면 법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봤다. 회의록 제출 요구는 절차적 문제를 살펴보기 위함이지, 증원·배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위한 것은 아닐 거란 해석이다. 김정환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재판부에서 회의록을 요청한 것은 관련 위원회 구성 등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상민 변호사(법무법인 에이앤랩)도 “법적 의무가 있는데도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행위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직무유기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회의록으로 발생한 논란 과정을 두고선 정부가 정책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의대 증원은 국민 건강권과 연관된 사안인 만큼 관련 자료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며 “회의록 생산 의무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회의록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밝히지 않는 것은 정부가 스스로 업무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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