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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선전용 노래 '친근한 어버이'라는 제목의 영상. 사진 BBC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독재 체제 선전용 곡이 2주 전 발표된 이후 틱톡 등 온라인상에서 챌린지 영상 등으로 편집되면서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체제에 대한 메시지가 의도적으로 담긴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선 선동성을 우려했다.

7일 틱톡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선 '친근한 어버이'라는 제목의 영상과 해당 곡에 맞춰 춤을 추는 챌린지 영상이 퍼지고 있다. '친근한 어버이'는 2021년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생일 기념행사에 불렀던 '친근한 이름'과 제목, 가사 구성이 유사하다.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이 곡은 '노래하자, 김정은. 위대하신 영도자 찬양하자, 김정은….'이라는 구절로 시작된다. 영상에선 아이를 끌어안고 활짝 웃는 김 위원장, 여학생들에 둘러싸여 찬양받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나온다. 이어 군인과 남학생, 초등학생과 어머니들, 직장인, 공사 현장 인부들, 여공들, 길거리를 다니는 시민들, 버스 승무원, 의료진, 축구팀 등이 일제히 김 위원장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는 모습이 계속된다. 다 같이 군무를 칼각으로 맞춰 추면서 "어머니 그 품처럼 따사로워라. 아버지 그 품처럼 자애로워라"라고 합창한다.

특히 리춘희를 포함한 조선중앙티비 아나운서들이 엄지를 치켜들고 화면을 향해 밝게 웃어 보이는 장면도 등장한다.

북한의 선전용 노래 '친근한 어버이'라는 제목의 영상. 사진 BBC

이런 선전용 영상이 확산된 이후 온라인상에선 해당 곡에 맞춰 춤을 추는 '친근한 어버이' 챌린지 영상이 등장했다. "김정은이 케이팝 노래를 발표했다"는 제목의 영상은 현재 조회수 200만회를 돌파했다. 영상 속 남성은 '친군한 어버이' 곡에 한국 아이돌 그룹 아일릿의 'Magnetic'의 안무를 추고 있다. 또다른 게시물에선 곡을 듣고 후기를 전하는 리액션 영상으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 앨범을 날려버릴 정도"라는 호평을 전하기도 했다.

해당 곡에 맞춰 춤을 추는 챌린지 영상들. 사진 틱톡

다만 영국 매체 BBC는 5일(현지시간) 체제 선전용 노래의 유행을 경고했다. 매체는 "(이 곡은) 통통 튀는 밝은 템포에다 위험할 정도로 귀에 쏙쏙 박힌다. 서양 팝 히트곡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곡조 또한 의도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쉽게 부를 수 있는 음역대에 머물러 있었다고 분석했다.

북한 음악을 연구하는 케임브리지대 학자 알렉산드라 레온지니는 "북한의 모든 예술적 산출물은 시민들이 계급 교육에 봉사해야 하며 왜 그들이 당에 대한 감사, 충성심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교육한다"며 프로파간다 우려를 보였다. 그는 "모든 작품이 그들의 사상적 씨앗이 되고, 예술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가 전파된다"고 했다.

실제 북한은 음악과 유튜브 등을 통해 체제 선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항상 곡에는 체제와 관련한 메시지가 담겼고, 매일 아침 마을 광장에서 선전용 노래가 울려 퍼진다는 탈북자들의 전언도 알려져 있다. 특히 북한은 유튜브 채널 '올리비아 나타샤'(아이디 Olivia_Natasha)를 운영하며 지난 1월까지 '평양에 사는 유미'라고 소개하는 한 여성이 북한 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즐기거나, 승마나 발레를 배우는 등 일상을 영어로 소개하는 영상들을 공개했다. 현재 해당 채널은 삭제된 상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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