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경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사건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다시 충돌했다. 한화오션이 지난 3월 HD현대중공업 임원 등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소속 직원들은 3일 한화오션 임직원들을 허위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

고소장을 제출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3월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언론에 공개한 수사기록의 당사자들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시켜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2년 10월부터 약 3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 12건을 불법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지난 2월 말 HD현대중공업의 '부정당업체' 지정 여부를 심의한 뒤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입찰 예정인 KDDX 1번함 수주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이에 한화오션은 3월 5·6일 기자회견을 연달아 열고 방사청의 결정을 반박했다. 한화오션은 피의자 신문조서 등 일부 수사 기록을 공개하고 HD현대중공업 직원을 넘어 임원진의 개입·관여 정황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발장을 내고 임원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처럼 보였던 양측의 갈등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 측이 기자설명회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며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소하면서다.

고소인들은 고소장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전혀 개입한 바 없다”며 “피고소인들이 공개한 수사기록 내용은 국방부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 편집한 것으로 실제 진술 내용이나 취지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입장문을 내고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일은 HD현대중공업과 범죄를 수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 관념을 보여주며 나아가 국가의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화오션은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뿐만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건 조(兆)단위 대규모 사업인 KDDX 수주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KDDX는 미국산 ‘이지스’에 버금가는 전투체계를 국산화해 탑재하는 첫 한국형 구축함이다. 2030년까지 총 6대를 도입하는 KDDX는 개발비만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척당 건조비는 1조원 대로 총 7조80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구축함 급 대형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방산업체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7411 醫 "요구안 수용시 휴진 철회" 政 "불법행동 전제로 논의 불가" 랭크뉴스 2024.06.16
17410 구하라 금고 가져간 범인 '그알'이 찾는다…"키 180cm에 날씬" 랭크뉴스 2024.06.16
17409 종부세 깎았더니, 지방재정 2조6천억 이상 급감…지역이 운다 랭크뉴스 2024.06.16
17408 “‘기레기’라고 해야” “오물같은 말”…언론비하 파문 확산 랭크뉴스 2024.06.16
17407 지하주차장서 여성 흉기 위협해 납치…900만원 빼앗은 30대男 랭크뉴스 2024.06.16
17406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남매, '신호 위반' 배달 오토바이에 치여 숨져 랭크뉴스 2024.06.16
17405 서울 아파트 손바뀜 3년來 최다…집값은 전고점 '턱밑' 랭크뉴스 2024.06.16
17404 36년 만의 우승 노리는 네덜란드…레반도프스키 ‘벤치’ 폴란드가 막아낼까[유로2024] 랭크뉴스 2024.06.16
17403 인천 상가에서 여성 차량 납치해 900만원 인출… 30대 체포 랭크뉴스 2024.06.16
17402 '러·중 주도' 브릭스 진영, 우크라 평화회의 공동성명서 빠져 랭크뉴스 2024.06.16
17401 4개월 전 ‘동해 시추’ 이미 결정…윤 대통령 ‘직접 발표’ 끼어들었나 랭크뉴스 2024.06.16
17400 상속세율 ‘뭉터기 인하’ 드라이브…대물림 심화·세수 부족 우려 랭크뉴스 2024.06.16
17399 메카 성지순례 도중 요르단인 14명 사망, 17명 실종 랭크뉴스 2024.06.16
17398 "정말 징그러워 죽을 지경"…'팅커벨' 사라지자마자 '이 벌레' 나타났다 랭크뉴스 2024.06.16
17397 대통령실 "北 구조물, 대전차 방벽 유사… 푸틴 방북, 아쉽단 방증" 랭크뉴스 2024.06.16
17396 "어릴 때 갖고 놀던 다마고치 가격이 무려"…추억의 장난감들 얼마에 팔렸나 보니 랭크뉴스 2024.06.16
17395 인천 미추홀구 상가 지하주차장 특수강도 사건 피의자 나흘 만에 검거 랭크뉴스 2024.06.16
17394 이태원 참사 분향소 499일 만에 철거‥"새 길로 가겠다" 랭크뉴스 2024.06.16
17393 "산책 나갔다가 몸에 500마리"…'팅커벨' 사라지자 '이 벌레' 습격 랭크뉴스 2024.06.16
17392 "병원 폐업 전날 통보" 월급 떼먹는 사장 느는데…법 개정은 하세월 랭크뉴스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