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연인 불러내 살해한 20대 긴급체포
흉기 사전 구입 등 계획범죄 가능성
시민들, 강남역·신당역 살인 떠올려
경찰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강남의 한 고층 건물 옥상에서 연인을 살해한 남성이 투신 소동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도구를 미리 구입하는 등 계획범죄 정황도 드러났다. 2년 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과 8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시민들은 번화가 한복판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또 발생하면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오후 6시 30분쯤 서초구 서초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20대 남성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그는 이날 동갑내기 여자친구를 불러내 대화하다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경찰은 '옥상에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구조했는데, 이후 "약이 든 가방 등을 두고 왔다"는 그의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시신을 발견했다. A씨는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가 범행 전 미리 흉기를 구입한 사실을 근거로 처음부터 연인을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범행 장소도 우발적 살인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사건이 발생한 옥상은 평소 개방돼 있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갈 수 없고 별도 통로를 이용해야만 진입이 가능하다. 해당 건물에 입점한 병원 관계자는 "옥상은 입주자들이 흡연하거나 휴식을 취하러 가는 곳이지 일반인들이 우연히 출입할만한 장소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범행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 1번 출구 외벽에 시민들이 묻지마 살인 피해 여성을 추모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또 다시 여성이 살인 타깃이 되자 충격파는 컸다. 특히 이번 사건은 2016년 공분을 자아낸 강남역 살인사건 현장과 불과 500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 교제 범죄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2022년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과도 비슷하다. 직장인 이모(31)씨는 "8년 동안 바뀐 게 없는 것 같다"며 "번화가조차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에 불안감을 넘어 무력감을 느낀다"고 한탄했다. 사건 발생 건물에 입점한 학원에서 일하는 여성 B씨는 "전날 경찰차와 구급차가 와 있을 땐 단순 투신소동인 줄 알았는데, 평소 자주 가는 옥상이 살인 현장이 돼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6564 [애니멀리포트] 기린 목 길어진 까닭은? 짝짓기보다 먹이 경쟁 탓 랭크뉴스 2024.06.04
16563 국방부 간 현역 장병 부모들 “아이들 그만 죽여라” 랭크뉴스 2024.06.04
16562 오징어도 사과도 사라지니... 국민 90% "기후위기 직면" 랭크뉴스 2024.06.04
16561 ‘서울대 N번방’ 주범, 첫 재판서 떨면서 혐의 인정 랭크뉴스 2024.06.04
16560 배달하면 더 비싼 ‘이중 물가’…통계 착시 유발 [친절한 뉴스K] 랭크뉴스 2024.06.04
16559 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자제 요청 안 해‥상황은 공유 중" 랭크뉴스 2024.06.04
16558 페이퍼컴퍼니? '영일만 석유' 검증한 美 액트지오는 어떤 곳? 랭크뉴스 2024.06.04
16557 ‘볼보’ 팔던 밀양 성폭행 가해자… 논란 일자 해고 랭크뉴스 2024.06.04
16556 中서 ‘월 천만원’ 뜨는 직업…‘아동 성장 동반자’란? 랭크뉴스 2024.06.04
16555 중국, 달 뒷면서 세계 첫 샘플 채취 성공…미국과 우주경쟁 가속도 랭크뉴스 2024.06.04
16554 조국혁신당, 윤 대통령 ‘석유 매장’ 발표에 “주가조작 의도라면 큰일” 랭크뉴스 2024.06.04
16553 전공의들 "안 돌아가겠다"…인기과·고연차 전공의는 '눈치게임' 랭크뉴스 2024.06.04
16552 文 겨냥한 홍준표 "엉터리 회고록으로 세상 농단"…'3대 의혹'도 제기 랭크뉴스 2024.06.04
16551 트럼프 옹호 연설 아빠 뒤에서 혀 낼름…전 세계 홀린 6세 아들 랭크뉴스 2024.06.04
16550 전공의 대표 "퇴직금 준비되셨죠? 사직서 수리돼도 안 돌아가" 랭크뉴스 2024.06.04
16549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6차 방류···7800t 흘려 보내 랭크뉴스 2024.06.04
16548 “EU 풍력⁠·태양광 발전량 5년 새 46%↑…화석연료는 22%↓” 랭크뉴스 2024.06.04
16547 배우 박상민 또 음주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치 랭크뉴스 2024.06.04
16546 구속된 ‘서울대 N번방’ 주범… 법정서 덜덜 떨며 오열 랭크뉴스 2024.06.04
16545 "6월 모평 수학 난도,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워" 랭크뉴스 202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