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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득·임혁백, 회담 전 메신저 역할 주장
대통령실 “특사 라든지 물밑접촉 없었다”
총리 추천 요청 등 대화 내용에는 침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본인이 준비한 메모를 보며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갖기 전 물밑 접촉을 통해 차기 국무총리 추천을 요청했다는 전언이 7일 나왔다. 이 대표는 추천을 거절했고 윤 대통령 측은 그러면 “총리 인선을 서너 달 늦추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물밑협상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7일 통화에서 “함성득 경기대 교수와 내가 지난달 17일부터 접촉해 각각 영수회담 성사를 위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이야기를 서로 전달했다”며 “지난달 19일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삼자회동을 가졌다”고 밝혔다. 함 교수가 윤 대통령의 뜻을 전하고 임 교수는 이 대표의 뜻을 전달하며 영수회담을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함 교수를 통해 이 대표에게 “총리를 추천해달라. 이 대표 불편해 할 사람은 기용하지 않겠다”며 신임 국무총리 추천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야당의 국무총리 추천은 의미가 없다. 허수아비 총리를 서너 달 임명하다가 다른 총리를 임명하면 무슨 소용인가”라는 취지로 거절했다. 국정기조 전환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야당이 추천을 안 하시면 총리 임명을 서너 달 늦추겠다”며 “그때 가서 또 이야기 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신임 비서실장을 인선할 때도 이 대표의 뜻을 간접적으로 물었다. 임 교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대선) 경쟁 관계에 있는 인물은 비서실장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전달해왔고, 이 대표는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에서 경쟁자는 많을수록 좋으므로 상관 없다”고 화답했다. 다만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 대표는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비서실장을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신임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도 의견교환이 이뤄졌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 수사는 결국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한 것 아니냐”며 “우리는 같은 처지”라는 뜻을 전했다고 임 교수는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내가 이 대표를 탄압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수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 한 것이고, 우리는 같은 처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 재직 시절 징계를 받았고 이 대표에 대한 각종 수사도 문재인 정부 시절에 시작됐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지층 반대에도 이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이 이어져서 골프회동도 하고 부부동반 모임도 하자”는 제안도 받았다고 한다. 다만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부부 동반 모임 제안에 대해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또 “남은 임기 3년을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와 국회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진정성을 잘 전달해달라”고 전했다. 또한 “나는 어차피 단임 대통령으로 끝나지 않냐. 소모적 정쟁이 아니라 생산적 정치로 가면 이 대표의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임 교수는 전했다.

대통령실은 함 교수에게 ‘비공식 특사’ 자격을 부여해 회담을 물밑조율 하도록 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직접 통화, 대통령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등 공식라인을 통한 조율에 따라 회담이 이뤄진 게 골자라는 취지다.

이 같은 회담 내용이 이날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을 향한 비난의 글이 이어졌다. 한 당원은 “어찌 저런 말을 영수회담에서 할 수 있다는 말이냐”라며 “탈당하라 민주당 트로이목마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당원은 “(윤 대통령은) 진짜 보수의 궤멸자다. 지금 당장 탈당하라”고 썼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공식라인을 거쳐서 쭉 (조율)했지,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고 대통령이 결정해서 직접 이 대표에 전화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추천을 제안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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