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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일성으로 ‘보수 정체성’ 확립을 강조한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7일 또다시 “국민의힘은 보수 가치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일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당에선 “비대위가 시작부터 방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많은 분이 ‘국민의힘이 보수정당이 맞느냐’는 이야기를 한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4·10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보수 정체성 상실을 꼽을 수 있다”며 “보수가 결집하고 이 결집된 힘으로 중도·진보층으로 나아가야 했는데 보수가 분열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3일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사이비 보수로 변질돼서는 안된다. 보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이다.

황 위원장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을 꾀한다며 진보 진영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것에 대해 “보수층 지지도 진보층 지지도 잃게 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경율 회계사,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 등 진보 진영에서 주로 활동한 인사들을 총선을 앞두고 영입했는데 이를 당 정체성을 흐린 판단으로 평가한 것이다.

지난달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수도권 낙선자들을 비롯한 원외조직위원장이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황 위원장의 이런 인식에 대해 당에선 곧장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서 “우리 당이 중도층·수도권·청년층 마음을 못 잡아서 진 선거지 보수가 결집을 안 해서 졌냐”며 “당이 수렁에 빠졌고 총선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비대위원장으로 오신 분이 버려야 할 낡은 보수의 말씀을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극우적인 유튜버들, 극우적인 보수 인사들이 말하는 보수의 가치에 당이 매달려 있으면 앞으로 대선이든 총선이든 해 보나 마나 필패”라고도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국민은 국민의힘의 변화를 요구하는데 황 위원장 인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보수 정체성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 보수 가치를 재정립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수도권 낙선자들 중심으로 제기된 당 수습 방향과도 정 반대 인식이란 비판도 나왔다. 수도권에서 낙선한 한 의원은 “아무리 관리형 비대위라고 하더라도 2030 세대 포섭 등 미래지향적인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실망스럽다”며 “비대위가 시작부터 방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연기될 조짐을 보이자 당초 혁신형 비대위를 요구한 인사를 중심으로 반발도 예상된다. 황 위원장은 전당대회 예상 개최 시점에 대해 “(당 안팎에서) 6월 말, 7월 초로 예상하는데 이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한 달 이상은 늦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며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늦추자고 하니 당을 수습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황 위원장은 우리 당에 죽비를 든 총선 민의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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