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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이 보증 나서도 연 6~7%대 금리로 자금 조달
기준금리 인하 지연... 당분간 중소기업 자금난 지속
“근본적으로 경기가 개선돼야 기업 살아나”

중소·중견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조달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시중에서 자금을 구하는 게 어려워진 탓이다. 정부 기관의 보증을 받아도 채권 발행금리가 7%대로 뛰어 중소·중견기업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2021년 7월 20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 특수강 가공업체 굿스틸뱅크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를 하고 있다. /조선DB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철강·자동차 부품 기업 삼우는 만기 1년으로 50억원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연 7% 금리를 지급하기로 했다. 같은 날 중소형 증권사인 상상인증권은 1년물 사모 회사채로 50억원을 조달했는데, 연 금리가 7.70%로 책정됐다.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중소·중견기업의 조달 비용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신용도가 없거나 우량하지 않은 중소기업은 국고채 금리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5%대에서 형성됐는데, 연초 3.2%대에서 움직인 것과 비교하면 0.3%포인트 넘게 올랐다.

기업 내부 상황이 나빠지면서 국가기관이 보증을 서도 금리가 내려가지 않고 있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회사채를 모아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한 뒤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제도다. 유사시 신용보증기금이 대신 변제하기에 시중 조달 금리보다 낮지만, 최근 P-CBO 금리마저 연 6~7%대로 올랐다.

지난달 가람, 가람에스티, 금영오일, 기광산업, 내자인, 다윈씨앤아이 등은 P-CBO를 발행하는데 연 7%대 금리가 책정됐다. 고려에프에이, 광명산업, 금호지질, 기경산업, 나인팜스, 국제티에스 등은 6%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만기 1~2년의 단기물인데도 조달 금리가 높은 수준이었다. P-CBO가 아니라면, 조달 금리가 더 높았을 것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시장에서 돈을 구하기 힘든 건설사들이 신용보증기금에도 손을 벌리고 있다. 동방종합건설건축사무소, 금도건설, 대흥토건, 원광건설, 이강종합건설, 태인건설산업, 해유건설 등 중소형 건설사들이 P-CBO를 활용해 6~7%대 금리로 단기 자금을 대거 융통했다. P-CBO 이용은 건설사 자금 사정이 나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 번 높아진 금리는 한동안 내려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 인하 시점을 미루면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시대를 버텨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언제까지 부담을 견뎌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중소기업들이 하나둘 버티기 어렵다는 신호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4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지난 2월 국내은행 연체율 현황 자료를 보면, 대출 연체율이 0.5%대로 오르며 4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중 중소기업 연체율이 0.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라 가계, 대기업과 비교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높은 대출 금리를 꼽았다. 이어 은행권의 엄격한 대출 심사, 정책자금 지원 부족 순이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책자금 지원 확대, 대출금리 인하 등이 절실한 셈이다.

그러나 단순히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게 최선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보니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걸 정책자금으로 보전하거나 은행을 꼬집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국가의 재정 건전성도 좋아지고, 기업도 이자를 제대로 내려면 정부가 서둘러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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